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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불길만큼 뜨거운 폭염에 방화복 입고 뛰는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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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대원 ‘완전무장’ 무게 20㎏ 넘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람 한 줌 통하지 않아
여름철 화재 하루에 7건…체력 부담 커져
“폭염에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두껍고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채 화재현장에서 작업을 벌이는 소방관들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춘천소방서에서 방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생수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박승선 기자

“불길만큼 뜨거운 폭염 때문에 출동 전부터 진이 빠집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1일. 아스팔트로 포장된 춘천소방서 출동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화재 발생, 화재 발생!’ 출동안내음이 울리자 춘천소방서 현장대응단 대원 20명은 방화복 완전무장을 서둘렀다. 이들이 2~3분만에 착용을 마친 출동 복장은 공기호흡기 11㎏, 특수방화복 3.8㎏, 안전화 2.9㎏, 헬멧 1.2㎏, 랜턴 1㎏, 장갑 0.5㎏ 등으로 무게만 총 20.4㎏에 달한다.

온 몸을 감싸고 있는 특수방화복은 3㎝ 두께의 특수소재와 열기를 막기 위한 누빔으로 두 겹씩 덧대어져 있다. 대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람 한 줌 통할 수 없을 만큼 헬맷끈과 어깨끈, 허리띠를 모두 꽉 졸라 매야 한다. 불길 진압 과정에서의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호스와 대형 사다리까지 들고 진화 작업을 벌여야 해 녹초가 되기 일쑤다. 화재 진압을 마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심한 경우 탈진현상까지 발생한다.

◇본보 김준겸 기자가 119소방대원들이 착용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등의 장비를 착용해보고 있다. 사진=춘천소방서

이날 기자가 직접 방화복을 입어보니 5분도 채 되지 않아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후 5분 뒤에는 가만히 앉아있어도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실제 화재현장에 투입되는 소방대원들처럼 공기호흡기까지 착용하자 숨이 턱턱 막히는 괴로움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왕대균 춘천소방서 소방교는 “폭염 속에서 화재 진압을 마치고 방화복을 벗으면 온 몸이 뜨거운 물에 데인 듯 뻘겋게 달아올라 있다”며 “요즘 같은 더위에는 화재 현장에서 방화복을 벗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든다”고 말했다.

최고체감온도가 33도까지 치솟은 지난달 23일 춘천시 석사동의 한 상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 대원들이 1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는 등 올해도 여름철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지역의 여름철(6~8월) 화재 출동 건수는 총 680건이다. 도내 119소방대원들이 폭염에 지친 몸을 이끌고 매일 7차례씩 뜨거운 불길과 맞서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여름철에는 벌집 제거 신고도 급증해 대원들의 체력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벌집 제거복장 또한 무겁고 두꺼운 특수가공 소재로 제작돼 체력 소모를 부추긴다. 춘천소방서에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44건의 벌집 제거 요청 신고가 접수됐다.

신우교 춘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대원들이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폭염 대비 물품을 보급하고 교대 근무조를 편성했다”며 “우리 소방은 폭염 속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에 묵묵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119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에서 착용하는 복장. 사진=김준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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