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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학 앞둔 학교, ‘묻지마 범죄’에 안전 뚫려선 안 돼

지난 4일 대전지역 한 학교에서 대낮에 교사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울산에서는 초등학교에 대한 흉기 난동 예고가, 광주에서는 한 고등학교에서 모방 범죄(칼부림)를 예고한 대학생이 체포됐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 예고가 잇따르자 도내 학부모들의 학교 치안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살인 예고’ 글로 검거된 이들 중 10대 청소년이 57.6%를 차지하고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열흘 후면 방학이 끝나고 각급 학교들이 연이어 개학을 한다.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도교육청이 일단 학교의 외부인 출입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학교 대상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폐쇄회로(CC)TV 등 보안시설 확충, 학교 출입 시스템 강화 등 학교 안전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거의 없는 구호에 그쳤다. 실제로 2010년 6월 서울에서 8세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발생하자 전국 초등학교 1,000곳을 학생안전강화학교로 지정해 청원경찰을 투입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청원경찰 채용에 따른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들어 50∼70대 학교 지킴이로 대체했다. 하지만 학교 지킴이는 평일에만 근무하고 주말에는 경비원이나 당직 교사도 없다. 학교 안 CCTV는 멀쩡히 작동하고 있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현재 도내 학교에는 자원봉사자인 배움터지킴이(169명)와 학교보안관(277명)이 배치돼 있지만 극단의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인력 및 장비 등은 부족한 상태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곳이 학교다. 교사가 흉기에 목숨을 위협받고 학생들이 묻지마 범죄 대상이 된다면 어떻게 안심하고 자녀들을 학교에 맡길 수 있을 것인가. 도내에는 농촌 지역 학교가 많다. 도심 학교보다 경비가 더 허술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허점투성이인 CCTV 관리 실태, 경비 인력 현황과 운용 실태 등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응급 대책을 내놓고 흐지부지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학교만큼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교육 정책이 최우선 순위다.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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