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태풍 등 기후 재난 관리, 이제는 일상화해야 한다

최악 상황 가정해 대비하고 훈련해야
정부·자치단체 협력체계도 단단한 구축을
위기 대응 매뉴얼, 환경 변화에 맞게 수정할 때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온 국민은 가슴을 졸였다. 역대 태풍은 바람이 세면 비의 양은 적고, 폭우를 동반하면 바람은 약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번 태풍은 폭우와 강풍을 동시에 몰고 왔다. 역대 태풍보다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 펄펄 끓는 바다로부터 다량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극한호우에 버금가는 비를 뿌린 것이다. 기후재난이다. 이 같은 조짐은 이미 예견됐다.

기상청 분석 결과 올 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5도로 역대 최고였다.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라 해가 갈수록 이상기후가 잦고 세지는 양상을 여실히 보였다. 예측이 비슷했던 지난해에도 역대급 국지호우가 나타났다. 2022년 6월 하순에 시작돼 8월까지 이어진 중부지방 폭우 사태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시내 지하철역과 주택·도로가 순식간에 침수되며 반지하집에 살던 주민 등 시민 다수가 목숨을 잃었다. 전국 각지에서도 홍수·산사태가 발생해 극심한 인명·재산 피해가 났다.

기후재난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 재난은 취약계층에 먼저 닥쳐온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를 유념해야 한다. 재난이 덮치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면 이미 늦다. 침수 예방책은 물론 재난경보 시스템과 정부·자치단체 간 협력체계도 단단히 구축해 가야 할 때다. 이제 재난 관리를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의 복잡성은 증가하고 사회, 경제 및 모든 영역의 빠른 운행 속도와 그로 인한 변화는 재난관리를 하나의 전문 분야로 제한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번 태풍 카눈에서 보는 것처럼 재난이 외재적이든 내재적이든 향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재난 관리에서 자연재난이나 인적 재난 또는 테러 등 모든 재난에 골고루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소방과 방재 분야에서의 균형 잡힌 예산 지출이 필요하다. 자연재해가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인적 재난 및 사회적 재난이 급증하고 있다.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다룰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재난 관리 분야에서만큼은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난 관리 매뉴얼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매뉴얼은 재난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매우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은 작성 당시 예측되고 고려되지 못했던 사항이 있는지 여부, 재난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꾸준히 검토해야 한다. 또 재난 관리 매뉴얼의 불필요한 대외비 또는 보완 해제를 통해 매뉴얼의 투명성 및 효율성에 대한 공개적인 점검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나아가 민간 부문으로의 확산을 꾀하도록 해야 한다. 복합·신종 재난 발생 시 좀 더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시민참여형 재난 관리를 위해서도 매뉴얼의 광범위한 공개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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