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다시 뛰는 유가, 물가 관리에 경계심 풀 때 아니다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도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2일(1,700.04원) 이후 10개월 만에 ℓ당 1,700원을 넘어섰다. 경유 평균 가격은 7월 1주차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ℓ당 1,500원을 돌파했다. 기름 값이 들썩이는 것은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탓이다. 우선 계절적으로 6∼10월은 미국의 최대 휘발유 수요 기간인 ‘드라이빙 시즌’이다.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줄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최근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주요 산유국협의체인 OPEC+의 동반 감산 기조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원유공급망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 인상은 서민들에게는 큰 근심이다. 이미 고공행진 중인 채소나 과일 가격이 부담스러울 만큼 치솟았다. 그런데 끝이 아니다. 먹거리물가 상승요인은 아직 남아 있다. 당장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며 채소류 수급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흑해곡물수출협정 중단을 선언해 밀, 옥수수, 대두 등의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전기료와 최저임금, 대중교통 요금도 줄줄이 뛸 예정이다. 여기에 유가 인상이 추가되면 서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한다.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풀 때가 아닌 것이다.

점심 값의 경우 1~2년 사이에 한 끼에 수천원씩 뛰었다. 식당 등 서비스 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채소 값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음식 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은 올해 1∼7월 ‘근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4.5%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는 날씨나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물가로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수치다. 물가의 기저 흐름은 아직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근원물가는 등락 폭이 크지 않아 1∼2%에 머무르는 게 보통이다. 7월까지 4.5%나 올랐다면 평년의 몇 배나 폭등했다는 의미다. 전체 물가 기조 자체는 둔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물가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물가 안정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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