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부터 시작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우선 내년 3월까지 보관 중인 오염수 전체 양 134만톤의 약 2.3%에 해당하는 3만1,200톤가량을 방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오염수를 해양에 버리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방침’을 결정하고 2023년부터 30년간에 걸쳐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했다. 30년이라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핵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는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50㎞ 정도 떨어진 바다에 1946년부터 1970년까지 핵폐기물 4만7,000드럼을 방출했다. 대서양 깊은 곳에도 1만4,000드럼 이상을 버렸다. 소련 시절인 1966년부터 30년 가까이 동해상에 막대한 양의 핵폐기물을 쏟아 냈다. 이 사실은 1993년 그린피스가 입수한 러시아 정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다만 한·일·러 3국과 국제원자력개발기구(IAEA)가 1994년 3월부터 1995년 9월까지 2차례의 공동 조사를 벌였지만 당시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 일어났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불러올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이번 결정이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뉴욕타임스는 방사능 모니터링 단체 전문가의 견해를 빌려 “수십년간 불신과 논쟁이 될 수 있는 씨앗을 심은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과 인도가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 원전이 수십기에 달한다”며 일본은 자신들보다 더욱 불투명할 수 있는 다른 정부들에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한 부분은 새겨들을 대목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환경 재앙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가뜩이나 국가가 어려운 때에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갈등과 대립이 또다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