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춘천시민극단 ‘봄내’…“열정으로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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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모텔판문점’으로 제2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대상 등 5관왕

◇올 6월 창단한 춘천시민극단 ‘봄내’ 단원들. 사진=춘천연극제

지난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에서 연극 ‘모텔판문점’으로 대상을 포함해 연출상과 연기상 3개 등 5개의 주요상을 휩쓸어 버린 춘천시민극단 ‘봄내(대표:신준철)’는 올 6월에 창단해 극단 활동 경력이라야 이제 막 네달째를 접어든 새내기 극단이다.

하지만 연기로 의기투합한 22명 단원 개개인을 톺아보다 보면 만만치 않은 실체(?)에 이내 놀라버리고 만다. 서른부터 일흔여덟살에 이르는 넓은 연령 스펙트럼에다 다양한 직업군을 갖고 있는 이들의 평범한 취미 모임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연기에 진심인, 아니 반쯤은 미친 생활예술인들이 만나 제대로 화학작용을 내버린 경우다.

신준철 대표는 “저희 극단에는 10여년 연기를 하셨던 분들이 계실 정도로 춘천연극제의 지원을 받아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온 분들이 모인 곳”이라며 “많은 분들이 지난 5년간 이어온 문화예술인 육성사업을 통해 실력을 키워,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단원들 사이에 개인차는 있었지만 전문적인 교육과 많은 양의 연습 시간으로 이를 메워나갔다.

유능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화술은 물론, 발성과 움직임, 안무 등을 교육 받았다.시민연극제 참가를 위한 연습과는 별개로 실력을 키우기 위한 체계적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서로 직업이 있다보니 연습시간은 항상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일주일에 세번 만나 합(合)을 맞추던 이들은 시민연극제 열흘을 앞두고는 매일 만나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다고 한다.

◇모텔판문점 공연 모습. 사진=춘천연극제

김영조(78)씨는 “착실하게 준비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며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한 단원들과 뒤에서 묵묵히 뒷바라지 해준 스텝, 땀닦을 새도 없이 열정적으로 함께 해온 단원들의 노력의 결과라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기상을 수상한 조현아(34)씨는 암투병 중에도 진통제를 먹어가며 연습에 몰두한 단원이다. 그는 “함께 해 오면서 연극에만 전념하다 보니 병마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고 했다. 이러한 열정들이 한뼘씩 모이면서 창단 첫 작품으로, 그것도 처음 참여한 전국 연극제를 압도적 실력으로 평정할 수 있었다. 이들은 쉴틈도 없이 연말에 있을 한국연극협회이 주관하는 케이 씨어터 어워즈(K-Theater A Wards) 갈라공연에 준비에 나선다.

신대표는 “지원이 이뤄지는 등 여건이 갖춰진다면 시민연극제 대상 수상작인 ‘모텔판문점’의 앙콜공연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올해 진행된 각종 연극제 수상팀이 초청돼 선보이는 갈라공연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극단 ‘봄내’는 10월31일 춘천연극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고맙데이’에서 새로운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원이 쓴 희곡을 바탕으로 수몰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한다. 아마도 이작품이 내년 주력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귀띔이다.

이해규 춘천연극제 이사장은 “5년간 이어온 문화예술인 육성사업이 드디어 큰 결과를 얻게 됐다”며 “앞으로 시민배우와 생활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통해 삶의 에너지와 함께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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