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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나도 못 사는 소방 출동간식비…27년째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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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 일일 3,000원 야간 출동간식비 지급
사용여건과 지급 방식 차이 커 형평성 지적 나와
“외곽 대원들의 간식비 사용 위한 방안 모색 중”

◇사진=연합뉴스

야간 근무에 나서는 소방대원들에게 지급되는 출동간식비가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27년째 3,000원에 머물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체별로 출동간식비의 사용여건과 지급 방식도 차이가 커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근무에 투입되는 소방대원에게 1인당 3,000원의 출동간식비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27년동안 3,000원에 묶여있는 간식비로는 햄버거는 커녕 김밥 한줄 사기에도 버겁다. 이마저도 당일 사용하지 못하면 소멸돼 대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서울소방재난안전본부는 야간근무자에게 일일 5,000원씩 출동간식비를 지급한다. 근무 일자에 맞게 월단위로 한꺼번에 지급돼 대원들이 총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A(30)소방관은 “요즘 3,000원으로 편의점에서 햄버거 하나 사 먹을 수 없다. 물가에 맞게 출동간식비도 올려줘야 한다”며 “서울처럼 출동간식비가 적립된다면 동료들과 함께 간식비를 모아 냉동식품이라도 미리 사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시간 대부분의 편의점과 마트가 문을 닫는 농촌 등 외곽지역 대원들은 그나마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군지역 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B(27)소방사는 “마트와 편의점이 센터에서 수백미터 떨어져 있고 대부분 새벽에 문을 닫아 이용이 어렵다”며 “오전 출동까지 소화한 날은 복귀 후 퇴근 준비에 바빠 출동간식비를 사용할 틈도 없다”고 했다.

강원자치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등록된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출동간식비 현금 카드를 신용카드로 대체해 어디서든 간식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상태”라며 “간식비 사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외곽지역의 현장 대원들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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