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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주년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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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문화원, 21일 밤 강릉문화원공연장에서 개최
한시 번역 시낭송 및 토크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제10회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행사가 지난 21일 밤 강릉문화원 1층공연장에서 열려, FUN소리꾼이 공연하고 있다.

‘제10회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행사가 지난 21일 밤 강릉문화원 1층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문학의 밤 10주년을 맞아 토크쇼, 국악공연, 시낭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김효정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박영주 강릉원주대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박도식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가 패널로 출연해 ‘어촌 심언광 문학 및 역사’를 주제로 해운정의 역사와 심언광선생의 문학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촌 심언광선생이 조선 중종25년(1530) 강원도관찰사로 있을 때 건립한 강릉 해운정(보물 183호)은 겉은 소박하고 안쪽은 세련된 조각으로 장식한 별당 건물로, 강릉에서는 오죽헌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이다. 건물 앞에 걸린 ‘해운정(海雲亭)’ 현판은 송시열의 글씨이며, 안에는 권진응, 율곡 이이 등 유명한 사람들의 글이 걸려 있다.

심언광 선생은 강릉 출신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16세기 전반 850수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인정받았던 인물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절박하고 솔직한 어촌의 사람됨과 시문에 능한 인물로 기록돼 있고, 교산 허균은 그의 시를 “웅혼하고 도타우며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시낭송은 심언광선생의 한문 원시 작품을 소개한 후, 해석된 번역시를 낭송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미숙 시낭송가가 심언광선생의 한시 ‘단오일견창아추천희’를 번역한 시 ‘그네 뛰는 아가씨’를, 유순애 시낭송가가 한시 ‘몽망처’를 번역한 ‘꿈에 먼저 간 아내를 보고’를, 윤정인학생이 ‘필일긱담수위별’을 번역한 “붓 한자루를 주며 담수와 이별하다”를 각각 낭송했다.

‘FUN소리꾼’이 심언광 작품을 노래한 곡과 기존 히트곡을 선사했고, 강릉원주대 힙합동아리 팀의 랩 공연도 펼쳐졌다. 청중을 대상으로 한 ‘퀴즈 및 삼행시’ 시상도 있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릉시가 주최하고 강릉문화원 주관, 강원일보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김화묵강릉문화원장, 심광섭 삼척심씨대종회장, 심진섭 삼척심씨검교공종회회장, 심재종 종친회 고문, 심상순 하슬라문학회장, 이종경 강릉시낭송연합회장, 심각섭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자문위원, 김수정 (주)부강레미콘회장, 박영봉 제2기무실재아카데미회장, 안만영강원일보강릉본부국장을 비롯해 시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화묵강릉문화원장은 “문학의 밤 행사를 통해 심언광 선생의 생애와 업적·가치 등을 일반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우리지역 역사인물 재조명 및 인식 확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0회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행사가 지난 21일 밤 강릉문화원 1층공연장에서 열렸다.
‘제10회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행사가 지난 21일 밤 강릉문화원 1층공연장에서 열려, 조미숙씨가 시낭송을 하고 있다.
‘제10회 어촌 심언광 문학의 밤’ 행사가 지난 21일 밤 강릉문화원 1층공연장에서 열려, 유순애낭송가가 시낭송을 하고 있다.

■어촌 심언광 선생의 한시 원시와 해석 본

‘端午日見倡兒鞦韆戱(단오일 견 창아 추천희)’

그네 뛰는 아가씨

원제 : 단옷날 아이광대가 그네 뛰는 놀이를 보고

越娥巴女舞鞦韆 (월아파녀무추천) 아리따운 아가씨들 춤추듯 그네를 뛰니

多少丫鬟簇樹邊 (다소아환족수변) 수많은 여인들 나무 주위로 모여드네.

翡翠釵濕紅杏雨 (비취채습홍행우) 비취빛 비녀는 살구꽃 적시는 비에 촉촉하고

榴花裙軃綠楊煙 (유화군타록양연) 석류빛 치마는 버들 속 연기처럼 나부끼네.

雲間乍下西王母 (운간사하서왕모) 구름 속에서 선녀가 잠깐 내려온 듯하고

天際還飛謝自然 (천제환비사자연) 하늘 끝에서 여신선 돌아 날아온 듯하네.

每歲端陽爲此戱 (매세단양위차희) 해마다 단오날이면 그네를 뛰나니

千年遺俗至今傳 (천년유속지금전) 천 년의 풍속 지금까지 전해진다네.

‘夢亡妻 (몽망처)’

꿈에 먼저 간 아내를 보고

十口常資二頃田 (십구상자이경전) 두 마지기 밭으로 열 식구 먹여 살리니

貧家生理賴妻賢 (빈가생리뢰처현) 가난한 집안 살림 어진 아내에게 의지했네.

艱辛契活曾三紀 (간신계활증삼기) 고생스러운 살림살이 삼십 년이 넘건만

榮顯功名僅數年 (영현공명근수년) 영광스러운 공명은 겨우 몇 년 뿐이었네.

自謂與君同白首 (자위여군동백수) 스스로 말하길 함께 늙어가자고 하더니

何先棄我落黃泉 (하선기아낙황천) 어찌 나를 버리고 황천길 먼저 떠나셨는가.

魂來不覺冥途隔 (혼래불각명도격) 저승길 너무 멀어 혼백 찾아와도 모를텐데

夢裏綦巾尙宛然 (몽리기건상완연) 꿈속에서 본 연두빛 두건 아직도 선연하네.

‘筆一柄寄聃叟爲別’(필일병기담수위별)

붓 한 자루를 주며 담수와 이별하다

一枝丹筆贐東君 (일지단필신동군) 한 자루 붉은 붓을 주인에게 선물하니

落紙偏驚陣陣風 (낙지편경진진풍) 종이 위를 내닫는 바람에 모두 놀라네.

領取故人持贈意 (영취고인지증의) 친구가 전하는 마음 정히 받아 주리니

生花要躡謫仙蹤 (생화요섭적선종) 꽃 피워 이적선 자취 밟아주기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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