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길어진 추석 연휴 후유증…산더미 이룬 쓰레기

6일간 황금 연휴에 강원 곳곳 ‘쓰레기산’
시·군별 배출일 예고에도 무단 투기 성행
지자체 “명절에는 현장 적발·처벌 어려워”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강릉시 교동의 한 주택가. 각종 생활 폐기물이 보행로 한 편에 가득 쌓여있었다. 사진=김오미 기자

6일 동안 이어진 긴 추석 연휴, 배출일을 지키지 않은 채 쌓인 쓰레기로 강원지역 도심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강릉시 교동의 한 주택가. 쓰레기 배출이 금지된 날이었지만, 과일과 고기 등을 담았던 각종 포장재가 보행로 한 편에 가득 쌓여있었다. 종량제봉투에는 분리수거 되지 않은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이 뒤엉켜 악취가 진동했다.

인근 주민 김모(67)씨는 “명절 음식을 하고 나면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데, 냄새 나고 부피도 큰 쓰레기를 어떻게 집 안에 계속 두냐”며 식용유 통과 부탄가스 등이 담긴 쓰레기를 내놓았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나흘 동안 도내에서 수거된 생활폐기물은 9,024.7톤에 달했다. 2021년 추석에도 7,301.2톤의 쓰레기가 수거됐는데, 올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임시공휴일이 맞물리면서 평년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지자체들은 쓰레기 배출일을 미리 예고하고 쓰레기 대책 상황반 및 기동 청소반을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일부 시민들의 무단 투기에 추석 연휴 쓰레기 대책은 유명무실해졌다.

◇지난 2일 춘천시 약사명동의 주택가. 추석선물 포장재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다. 사진=김오미 기자

추석을 맞아 주고 받은 각종 선물 포장재도 분리수거도 되지 않은 채 쏟아져 나왔다.

지난 2일 춘천시 약사명동의 주택가에는 비닐 테이프와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은 선물 박스들이 쌓여있었다. 과일을 담았던 종이 상자에는 플라스틱 받침과 스티로폼 완충재, 비닐 덮개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쓰레기 배출일을 지키지 않거나 분리 수거를 하지 않으면 최대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명절에는 환경 미화원과 담당 공무원들도 휴무이기 때문에 실제 단속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추석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연휴에도 일부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현장 적발 및 과태료 부과는 평소보다 쉽지 않다”며 “연휴가 끝나는 대로 청소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환경 미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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