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원(NC 다이노스)과 강백호(kt wiz) 등 선발 타자 전원 안타로 맹공을 펼친 한국 야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8-1로 완파하고 금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6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대회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김주원과 강백호의 홈런 두 방 등 안타 16개를 터뜨려 중국을 8-1로 완파했다.
조별리그를 반영한 슈퍼 라운드 성적 2승 1패를 거둔 한국은 이날 오후 열리는 대만-일본전의 결과에 상관없이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미 2승을 거둔 대만은 일본(2패)에 패하더라도 동률이면 승자승을 가장 먼저 따지는 대회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를 꺾은 덕에 1위로 결승에 오른다.
지난 2일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0-4로 완패한 우리나라는 대회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최후의 일전에서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과 대만의 금메달 결정전은 7일 오후 7시(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은 급성장한 중국을 상대로 경기 초반 점수를 뽑아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2회 선두 타자 강백호가 깨끗한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김주원이 오른쪽으로 한 차례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친 뒤 이번에는 중국 우완 선발 투수 왕웨이이의 복판에 몰린 속구를 그대로 퍼 올려 우측 담을 넘어가는 선제 2점 아치를 그렸다.
조별리그 태국과의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날린 김주원의 이번 대회 두 번째 홈런이다.
김형준(NC)과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안타로 이어간 1사 1, 3루에서는 최지훈(SSG 랜더스)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3회에는 강백호가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국 두 번째 투수인 좌완 왕샹의 빠른 볼을 퍼 올려 대형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타격 부진으로 6번 타순으로 내려간 강백호는 첫 홈런과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동시에 작성했다.
한국은 활발한 공격으로 4회에도 2점을 추가해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김성윤(삼성 라이온즈), 최지훈의 안타로 엮은 1사 1, 2루에서 3번 타자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로 김성윤을 홈으로 보냈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6-0으로 달아나는 희생플라이를 쳤다.

승리의 축이 한국 쪽으로 기운 8회에는 안타와 실책으로 잡은 2사 1, 2루에서 문보경(LG 트윈스)이 우익수 쪽 주자 일소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최지훈과 강백호가 각각 4타수 3안타를 날리고, 노시환과 김주원, 김성윤이 안타 2개씩 터뜨리는 등 한국은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달성해 결승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홍콩을 상대로 한 조별리그 첫 경기에 이어 닷새 만에 등판한 한국 선발 투수 원태인(삼성)은 다양한 변화구로 중국 타선을 농락하며 안타 3개만 맞고 삼진 6개를 곁들여 6이닝을 0점으로 막았다.
유일한 고교생 투수 장현석(8회·마산용마고)은 8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사 1루에서 루윈에게 좌선상에 떨어지는 3루타를 맞고 실점했으나 대타 왕솨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한편 팀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껌을 질겅질겅 씹다가 혼나고,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세리머니에 심취했다가 큰 비판을 받은 뒤 강백호는 4타수 3안타를 치고 1타점에 2득점을 올리며 팀의 8-1 완승에 힘을 보탰다.
2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나가 김주원의 우월 선제 2점 홈런 때 득점한 강백호는 3-0으로 앞선 3회 중국 두 번째 투수인 좌완 왕샹의 빠른 볼을 퍼 올려 대형 우월 솔로포를 쐈다.
불꽃타로 한국을 결승에 올린 강백호는 경기 후 "내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 좋은 기분으로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간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는데 결과를 내준 동료들이 내 부담을 덜어줘 고맙게 생각한다"던 강백호는 "내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초반 선취점이 중요하다. 1, 2회부터 집중하는 경기를 해야 하고, 점수를 뽑으면 우리 투수들이 잘 막아줄 것"이라며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백호는 첫 홈런을 친 소감을 묻자 "홈런 쳐서 좋은 것도 있지만, 오늘 경기가 중요했고, 더욱 중요한 내일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나아진 것에 만족한다"며 "우리나라가 이길 수 있는 영향력을 끼쳐 기쁘다"고 답했다.
이어 "그간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항상 부담을 느꼈다"며 "이번 대회만큼은 팬들의 기대만큼 더욱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는 늘 한 경기 한 경기가 어려운데, 정말 중요한 내일 결승전에서 잘하든 못하든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강백호는 "대만 투수들이 좋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와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른 선취점이 승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해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