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가 카메라 앞에 서면, 뒷편은 현역 국회의원이나 유력 당직자들이 가득 매운다. 어떤 이들은 울먹이는 등 보기 민망할 정도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의 측근으로 확인받고 적극적 지지층에게 본인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공천권을 쥔 사람의 눈에 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총선이 다가오자 이같은 모습은 더욱 심해졌다. 보기 역겨울 정도다. 10여년 전만 해도 정당 정치가 이렇지는 않았다. 지금도 적지않은 현역의원이나 입지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극성지지층을 등에 업은 이들의 공격에 힘을 못받고 있다.
교묘한 언어를 사용하며 비합리적인 주장을 일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철저히 공천권을 손에 쥔 이의 편에 서있다는 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순덩어리이지만 교묘한 언어로 특정인을 감싸고 상대를 공격한다. 어떻게 저런 분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아 여의도에 들어왔는지 의문이 든다. 이들의 이같은 행동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적인 정치환경 속에서 국가미래를 위한 정책은 사라지고 있다. 아무리 옳고 좋은 정책이어도 상대방이 제안한 것이라면 우선 반대하고 본다. 사회지도자라는 사람이 거짓말도 서슴치 않는다.
최근 정가에서는 의외의 선거 결과가 나와 정가를 의아하게 만들기도 한다. 적극 지지층의 결집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극렬지지자들은 앞뒤 볼 것없이 주변의 분위기를 따라간다. 이들을 등에 업은 정치인들이 골라서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징그러울 정도다.
다행인 것은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들 중에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해바라기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드물다는 점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국회의원 대부분이 자신 속한 정당을 향해서도 할 소리를 한다. 공천을 향한 해바라기 행태는 국회 뿐아니라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난다. 이같은 모습은 지방자치, 지역발전을 가로막는다.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천권을 사실상 거머쥔 현역 국회의원이나 위원장들은 총선이 끝나면 각 선거구별로 자신의 득표율을 파악하기도 한다.
지방의회의 기능은 시군을 견재해야하는 것에도 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해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에도 있다.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회의원들이 기초의원의 공천권을 거머잡고 있는 한 기초의원들의 국회의원 감시와 견재 기능은 불가능하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는 한때 정가의 뜨거운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최근들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당에서 지방선거 입지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보기도 한다. 국회와 지방의회는 분명히 각각 독립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서열화 된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국회의원들에 대한 평가와 견제는 실종될 수 밖에 없다.
내년 총선에서는 교묘한 언어로 극렬지지층을 모으고 중도층을 속이는 후보들은 낙선하고 진정으로 국민들 섬기는 이들이 국회를 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당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정인의 입김에 따라 후보가 바뀌는 경우는 사라져야하다. 총선에서의 공천이 옳바르게 이뤄졌을때 이는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주민 개개인의 행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