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도정 운영 긍정 평가 49.2%
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23년 9월 광역자치단체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김진태 지사의 도정 운영 긍정평가는 49.2%였다. 지난해 6·1지방선거 당시 얻었던 득표율 54.1%보다는 낮다. 하지만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34%, 국민의힘 지지율 32.0%에 비하면 제대로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득표율 대비 현재 지지율을 나타내는 ‘직무지지 확대지수’에서 2위, 지역별 정당 지지층 대비 직무수행 평가를 보는 ‘정당지표 상대지수’ 3위에 이름을 올려 더욱 눈길을 끈다. 김 지사가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각종 직무를 수행하면서 확보한 지지층이 전국 17개 단체장 중에서 두번째로 많다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정당지표 상대지수는 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 평가를 단체장이 소속된 지역의 정당 지지층 대비 어느 정도 수준에 위치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김 지사가 도내 국민의힘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과 다른 정당 지지층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다음날인 14일 김 지사가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참패 책임과 관련한 설전이 보도됐다. 홍 시장이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패전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라고 말하자 김 지사는 "다 나가라고 하면 누가 수습하나"라고 반박했다. 갑작스러운 논쟁에 문득 기억을 더듬게 된다. 김 지사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불교 조계종 사태, 5·18 민주화 운동 등 전국적인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지사 선거를 앞두고 5.18 및 종계종 발언에 대해 사과까지 하는 곤욕을 치렀다. 물론 이번에는 소속 정당의 문제다. 예전 발언과는 많이 다르다. 김 지사가 한 때 당의 대권 후보에 도전할 만큼 당에 대해 애정과 충성심이 각별한 만큼 당을 위해 한번쯤 쓴소리를 한 것이라고 여길 여지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 지사는 현재 국회의원이 아닌 도백이다. 당을 위한 발언은 도민의 입장에서 그리 달갑지 않다. 오히려 지방정치의 정당공천 폐해를 체감하는 도민들에게 당에 예속된 듯한 김 지사의 모습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김 지사가 도정 발전보다는 여전히 자신의 정치적 꿈과 포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선도 커진다. 도정도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 할 것이라는 의심도 생긴다. 행정가가 되겠다는 김 지사가 지금까지 정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오는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5년 만에 강원자치도에서 진행하는 국정감사에 미칠 파장도 우려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이다. 여야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지사가 정치적 중립이 아닌 편향된 언행을 보인다면 결코 득이 될 것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말의 성찬에 빠져서는 안 돼
지사의 한마디는 도민들의 대립과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그만큼 무게감이 크다. 민선시대 자치단체장들의 스타일은 다양하다. 그 중에 김 지사는 더 튄다. 개성이 강한 김 지사의 행보는 국회의원 시절 많은 관심을 받고 정치적 입지를 높여가는 데에는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걱정이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다르다. 불필요한 언행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자칫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도민들의 높은 지지도 도로 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도당은 김 지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도민이 믿고 맡긴 김진태 도정은 도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가 다시 말의 성찬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은 올해 출범한 강원자치도가 발전의 초석을 놓는 일이 가장 중요한 때다. 김 지사가 지난 1년동안 해 온 것처럼 묵묵히 도민만 바라보며 지역 발전에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