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줄곧 원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40여 년을 공직에 몸담고 이후 원주시의회 시의원을 지낸 원주 토박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내가 원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시간 동안 원주도 수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원주는 교통과 행정의 중심지가 됐고 경제 중심으로 주거지가 이동했으며 도시 공간과 건물, 구조물은 하루가 다르게 현대화됐다.
아카데미극장은 오랜 세월 원주에서 영화 문화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8년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국내 도입 이후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단관극장으로 남아 있던 가운데 2006년 운영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폐업 후 십수년간 방치된 극장이 흉물로 전락하며 주변 상권이 단절됐으며, 그 일대의 낙후화는 시간이 지나며 심각한 지역 발전의 저해 요인이 됐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올해 4월 수년간 방치된 아카데미극장을 폐쇄 공간이 아닌 열린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원도심 침체를 우려하던 시민들에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극심한 산통 끝에 원주시의회 의결을 거쳐 순조롭게 추진되나 싶던 아카데미극장 노천극장화 사업은 극장 보존을 주장하는 측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철거를 반대하는 고공농성, 극단적인 시위와 물리적 충돌은 5일장에 나오는 시민과 상인의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다. 그들은 원주시민의 의견을 대표한다며 옛 추억을 위해 극장을 보존하자 주장했지만, 내 주변 모든 사람은 방치돼 낡고 퇴색한 건물을 철거해 상경기의 어두운 침체를 벗어나 상생의 원도심으로 변화·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이 아닌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으로 폐쇄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문화 혜택을 누리길 바라고 있다. 어려움 끝에 철거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현재, 이제는 서로 간의 대립을 종식하고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열린 문화공간인 아카데미 노천극장은 주변 상권과 연계한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콘텐츠를 장착해 풍물시장은 물론 원도심 상권을 회복하고 지역 문화와 예술 확산의 산실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시민을 위한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분쟁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통합으로 탄력을 받아 조속하고 원활히 마무리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어렵게 진행됐던 사업인 만큼 원주시가 이젠 소수의 의견도 잘 담아 시민이 사랑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며, 아울러 원주시의회에서도 갈등이 아닌 봉합의 마음으로 그간 아파했던 시민의 심정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
이번 논쟁은 더 이상 소모적 싸움이 아닌 경제적으로 부흥하고 문화적으로 융성한 경제·문화도시 원주로 거듭나는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돼야 한다. 새롭게 조성될 열린 문화공간이 어른, 아이, 청소년 등 모든 세대와 다양한 문화가 한데 모여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장으로 우뚝 서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