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 북방항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북방항로는 중국 동북 3성은 물론 러시아와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국제항로다. 2000년 4월 속초항에서 최초로 동춘항운의 동춘호가 취항하면서 열린 바닷길이다. ▼하지만 항로는 중국과 러시아 간 복잡한 통관 절차와 국제 정세 악화 등으로 중단과 재취항을 거듭해 왔다. 그러다가 세월호 참사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과 선사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2014년 6월 뉴블루오션호를 마지막으로 항로가 중단됐다. 운항 재개는 요원했지만 최근 10년 만에 신규 선사가 나타났다. JS해운의 1만6,000톤급 카페리 오리엔탈 펄 6호다. 조만간 시범운항을 거쳐 속초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오가는 정기항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투입되는 선박은 승객 700명과 20피트 컨테이너 150개, 차량 350대를 운송할 수 있는 규모다. 이달 중순께 공식 취항에 나서 주 2항차 운항할 계획이다. ▼멈춰 섰던 항로 재개는 환영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그중 시급한 것이 카페리가 입항하게 될 국제여객터미널 사용 문제다. 북방항로 운항선사였던 동춘항운이 2000년 건축했다. 그동안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주인이 수차례 바뀌다가 지난해 경매로 민간업체에 소유권이 넘어간 뒤 방치되고 있다. 땅은 국가 소유이고 지상권인 건물은 민간 소유다. 또한 이미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영 중인 동해항과의 출혈경쟁이다. 속초시와 선사는 동해항과 물류 차별화 전략으로 출혈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유라시아대륙 육상운송 전문기업인 서중물류의 노하우와 확보된 물동량을 바탕으로 항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속초항 북방항로는 국내 다른 항만에 비해 운항 거리가 가장 짧은 점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도 좋아 여객과 화물 유치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속초시는 안정적인 항로 유지와 활성화를 위해 과거 2차례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여객과 화물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번 재취항을 기회로 속초항이 환동해권 여객·물류 거점항만으로 재도약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