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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줄줄 새는 실업급여, 이대로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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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명의를 동원해 실업급여를 부당하게 받아 챙긴 근로자와 사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 따르면 올해(10월 말 기준) 강원지역에서 적발된 실업급여 부정 수급자는 544명으로 부정 수급액은 6억5,000만원에 달했다. 강원지청은 부정 수급자를 대상으로 추가 징수액까지 더해 13억9,000만원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범죄 혐의가 심각해 검찰에 송치된 부정 수급자는 올해 66명, 부정 수급액은 4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명·2억8,000만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인은 물론 자녀 명의까지 동원해 갈수록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실업급여는 실직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실업급여를 받는 도덕적 해이가 근절되기는커녕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고용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실업급여액과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부정 수급자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실업급여 반복 수급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실직 전 6개월을 일하면 실직 후 4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수급 횟수에 대한 별도의 제한도 없다.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급 기간 내 재취업률도 낮았다. 오히려 실업을 부추겨 ‘프리터족’을 양산하는 등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터족’은 ‘Free(프리)’와 ‘Arbeiter(아르바이터)’의 합성어다.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프리터족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가 건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업급여로 받는 돈이 일할 때보다 많은 역전 현상도 나왔다. 6개월 일하고 난 후 실업급여를 받는 행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개미보다 놀고 먹는 ‘베짱이’를 챙겨주는 시스템으로 전락할 위기다. 이대로라면 정작 실업급여가 간절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빨리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급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실업급여를 악용하려는 이들을 차단하고 실업급여가 제대로 쓰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실업급여는 서민들에게 더욱 절실한 사회보험이다. 실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불공정을 낳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루라도 빨리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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