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생각하는 능력’ 때문이다. 두뇌를 써서 단순 사안부터 고차원의 사고( 思考)까지 고유의 영역을 만들며, 다른 생명체들과는 차별화된 문화와 문명을 일궈 왔다. 그런 능력의 부조화와 부작용으로 치매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하는 능력’으로, 희로애락의 감정 기복을 반복하며 삶의 질도 변화무쌍해진다.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되레 행복하다”고 말하는 논리마저 성립하는 이유다. ▼인간의 감정 기복을 덜어주는 역할을 반려동물이 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의 조사 결과 세계 반려동물 개체 수는 2020년 18억7,000만마리를 넘었고, 2026년에는 19억7,000만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연구 기관은 2021년 세계 반려동물 케어 시장 규모를 1,421억달러, 우리 돈 181조8,169억원으로 추산했고, 2026년에는 2,177억달러, 278조5,471억원대를 예상했다.▼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반려동물을 만나는 게 일상이 됐다.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반려동물들을 보는 것도 아주 흔해졌다. 단독주택 같은 주거 형태는 반려동물과 지내도 이웃들의 간섭이 없다. 하지만 공동주택에서는 층간소음이나 흡연처럼 반려동물로 인한 영향이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입마개 사용, 배설물 뒤처리 등 반려동물 에티켓, 일명 펫티켓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도 800만 개체를 넘었다. 국민 1,500만명가량이 반려동물과 사는 셈이다. 반려동물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도 정책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아파트 분양 때 반려동물이 있는 세대를 같은 라인, 동, 단지에 할애하거나 반려동물 전용 공원, 지정 산책로 등을 법제화하는 건 어떨까? 또 반려동물의 종류에 따라 그에 알맞은 생태 환경을 갖춘 주거 요건을 명문화하고, 관리 강화로 외래종이 버려져 토종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일도 막아야 한다. 비반려인들과 반려동물의 공존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