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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벼 수매가 안정화 대책, 정부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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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농사가 풍년을 기록했지만 농가의 시름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벼 수매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강원특별자치도 내 쌀(백미, 92.9%) 생산량은 14만9,712톤으로 지난해보다 4%(5,804톤) 증가했다. 문제는 수매가다. 철원농협은 9월 올해 쌀 수매가를 지난해 1㎏당 2,040원보다 190원 낮은 1,850원으로 결정했다. 철원지역 쌀 수매가가 2,000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동철원농협과 김화농협 역시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에 수매가를 책정했다. 화천농협은 다음 달 중 수매가 동결 또는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벼농사 의존 비율이 높은 농촌의 경우 수매가 인하는 생존과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다. 근본적인 쌀값 안정화 방안이 절실하다는 농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다.

풍년이면 쌀 수매가가 폭락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풍년이 되면 되레 농민들의 근심은 더해진다. 자식처럼 키운 쌀의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풍년의 역설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수매가 하락의 최대 원인은 쌀이 남아돈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연평균 재배면적 감소율은 1.8%이나 1인당 소비량 감소율은 2.5%다. 재배면적 감소율보다 소비량 감소율이 큰 상황이다.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팔면 팔수록 적자만 커지면서 농가는 더욱 곤궁해지고 지역농협은 부실해지고 있다.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이익배당을 할 수 없는 농협도 늘고 있다. 전년도 적자를 보전하기에 급급한 탓이다. 농가와 농협의 어려움을 해소할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쌀 재배면적은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도내 쌀 재배면적은 2만8,335㏊로 전년 대비 1.3%(373㏊) 감소했다. 정부와 강원자치도 등이 쌀 수급 균형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등을 통해 다른 작물 재배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농업기술이 발전되면서 생산량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인건비, 기름값, 농약·비료 비용 등은 거침없이 오르는데 정작 쌀값은 내려가고 있다. 농사를 지을수록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속되는 쌀값 하락은 잘못된 정책과 운영에 기인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 이상 쌀값 하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나서야 할 정도로 농민들의 상황은 절박하다. 지역 농협과 농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길 게 아니라 정부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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