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착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공사 단계에 돌입했지만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격한 찬반갈등을 겪은 사업인 만큼 보다 철저한 준비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주차장 16대 뿐, 이동약자 편의시설 확충 시급=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탑승을 위해서는 오색공영타워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47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지만 장애인전용주차장은 2층과 3층 각 8대씩, 16대 뿐이다. 오색케이블카 장애인 등 이동약자의 이동권, 문화향유권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오색공영타워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하부정류장까지는 급경사로 걸어서 13분 가량 걸리고 휠체어를 타고는 이동이 어렵다. 정류장 인근에 호텔 등이 운영하는 민간주차장이 있지만 공영타워주차장 이용료(10분 당 200원, 일 최대 1만원)에 비해 비싸다.
이동약자 전용 승강기, 주차장, 화장실, 휠체어리프트 등 편의시설은 공원사업 시행 허가 전제조건이었던 만큼 조속한 확충이 필요하다. 양양군 관계자는 이에대해 “내년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해 주차장 추가 확충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 수익 연 100억원…입장객 많을수록 지역환원=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총 사업비는 1,172억원으로 도비 224억원, 양양군비 948억원씩 분담한다. 양양군의 재정형편 등을 고려하면 부담되는 액수다. 이에 양양군은 한해 100억원의 운영수익을 올려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50만~60만명이 오색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한다. 경남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이용객이 지난해 46만4,420명이었음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목표다. 특히 현재 전국에 56개 케이블카가 운영중으로 치열한 케이블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독자적인 콘텐츠, 연계 관광상품 등이 필요하다.
특히 오색케이블카는 총 매출의 5%를 매년 환경보전기금으로 적립한다. 이 기금은 설악산국립공원의 관리에만 사용할 수 있어 이용객이 많을수록 설악산에 재투자가 가능해진다.
■조속한 시공사 선정=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은 내년 2월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3월 착공한다는 로드맵을 세워두고 있다. 다만 시공사 선정을 두고 조달청과 양양군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양군은 풍부한 케이블카 시공 경험을 갖추고 능력이 입증된 업체를 선정해 패키지로 공사를 맡겨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조달청은 일반 토목공사에 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업체를 선정해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선정은 공사 단계의 첫 단추다. 환경영향평가 조건에 따라 산양의 번식기(4~6월) 및 짝짓기 시기(10~12월)에는 큰 소음‧진동을 유발하는 공사에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2026년 운영을 위해서는 조속한 시공사 선정이 필수다.
양양군측은 “시공사 선정 방침에 조달청과 다소 이견이 있는 것은 맞지만 꾸준히 협의 중으로 내년 2월까지는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