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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초점] 태백의 미래 ‘핵심광물 전략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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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태백시 핵심광물 대체산업추진위원장
세경대 특임교수

태백시는 과거 대한민국의 에너지원(原) 공급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국가산업화의 근간이었다. 그러나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발생한 지역공동화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정부는 그간 폐광지역 진흥사업으로 폐광지역에 20여년간 총 4조1,633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폐광지역 대체산업 1호인 강원랜드가 대체산업의 전부라 할 만큼 성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태백시도 이 기간 동안 SOC 중심의 도로, 주택, 시설 등의 투자에 집중하다 보니 대체산업의 실질적인 육성은 요원했다. 강원랜드 자회사인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태백시에 설립해 게임산업 중심의 대체산업 육성을 추진했지만 많은 문제를 남기고 좌초됐다. 태백시의 대표적인 대체산업으로 총 4,400억원이 투입돼 추진되었던 오투리조트는 태백시가 651억원을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1,460억원의 지급보증을 한 태백시는 재정 위기로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기 직전까지 갔다. 제대로 된 시장조사와 철저한 준비 없이 추진된 오투리조트는 2016년 부영건설에 782억원에 매각됐다.

국제적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핵심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 역시 핵심광물을 확보 중이나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한계가 있다. 이에 폐광에 따른 태백시의 대체산업의 대안으로 핵심광물 전략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핵심광물 대책을 통해 재자원화 클러스터의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광물 확보 대책의 재자원화 기반 조성 과제로 △핵심광물 재자원화 클러스터 구축 △핵심광물 재자원화 실증센터를 정했다. 공급 리스크나 국내 경제적 영향평가 등을 통해 33종의 핵심광물을 선정하고 33종 핵심광물 중 전기차·이차전지·반도체 분야 공급망 안정화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희토류 5종을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선정했다.

태백시도 석탄산업 종료에 따른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핵심광물 전략산업을 육성 중에 있다. 그러나 티타늄 외 핵심광물 자원에 대한 전략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석탄 부산물 경석을 활용한 핵심광물 재자원화 연계 검토가 필요하다. 경석 자원을 활용한 핵심광물 흑연소재 재자원화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세부계획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직후 필자는 이상호 태백시장에게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을 태백시에서 추진해 대체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자는 제안을 했다. 이후 관련 대기업의 수백억원대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이상호 시장이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에 태백시, 서울시, SK에코플랜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이 친환경 건축자재 생산기술 개발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고토실 광물 특화단지 조성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 5월에는 태백시 핵심광물 대체산업 추진위원회가 태백시 조례에 근거해 출범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청와대와 정부기관 기관장 경력을 가진 위원부터 현직 대기업 임원, 대학교수, 정부 산하기관 임원, 태백시 경제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태백시의 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한마음 한뜻이 돼 기업 및 교육기관 유치, 정부정책의 태백시 사업 반영을 추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폐광지역 역사상 최초로 대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이 출자하는 SPC 설립을 비롯해 지속적인 기업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및 해외 대학 대학원과 평생교육원 태백시 캠퍼스 설립 의사를 이끌어 내고 세부적인 의견을 조율하는 등 대학 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태백시 핵심광물 대체산업추진위원회는 그간의 태백시 대체산업 육성에 대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극복하고 태백시에 폐광지역 대체산업 육성의 성공모델을 정착시키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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