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여파로 강원지역에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은방, 식료품 판매점 등이 범죄 취약 지점이 되면서 치안 강화 대책이 시급해졌다.
홍천경찰서는 지난 23일 새벽 2시 30분께 홍천읍의 한 금은방에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2,6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A(41)씨를 인천에서 붙잡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일정한 직업이 없었던 A씨는 고시원 월세가 연체 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자 범행을 계획했다. 춘천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홍천으로 이동했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CCTV가 없는 도로를 이용하거나 신용카드, 핸드폰을 이용하지 않는 치밀함도 보였다.
금은방 절도 사건은 올해 도내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0대 4명이 강릉의 한 금은방에서 1억원 상당의 금을 훔쳤고, 9월에는 정선과 고성에서 금은방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빚 상환이나 생활비 마련이 범행 동기였다.
소액 생계형 절도 사건인 이른바 '장발장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정선의 축제장에 설치된 부스를 돌아다니며 식료품을 훔쳐 달아난 60대 남성이 지난 10월에 검거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원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분유, 기저귀 등을 훔치다가 지난 3월에 적발되기도 했다.
절도 범죄는 재범률이 높아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경찰청이 지난해 검거한 절도범 2,674명 가운데 동종범죄를 저지른 재범자는 547명으로 재범률은 20.5%에 달했다.
춘천지법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13회에 걸쳐 춘천의 한 식당에 침입해 현금 94만원을 훔친 생계형 절도범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형편이 어려웠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절도죄로 복역 후 가석방 된 직후에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강원경찰청은 "현금을 다량으로 취급하는 업소 등에는 이중셔터 잠금장치 설치 등을 안내하며 점포별 자위 방범 체계 구축을 강화하겠다"며 "연말 연시를 앞두고 특별치안활동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