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이 사건 발생 4개월여 만에 끝내 숨졌다.
27일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당시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 중이던 20대 여성 배모씨가 지난 25일 오전 5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28)씨의 혐의를 특가법상 도주치사 등으로 변경해 달라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이날 제출했다.
신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배씨를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전 11시∼오후 8시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차례 투여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자신의 차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사고 후 행인들이 피해자를 구조하려 할 때도 차량에서 휴대전화를 만지고 건물 잔해물만 일부 치우다가 사고 6분 뒤 피해자를 그대로 둔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러 갔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가 병원 측과 약물 투약과 관련해 말을 맞추려 현장을 떠났다고 보고 있다.
신씨는 사고 당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이튿날 석방됐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신씨는 모두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8월 9일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신씨는 이틀 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11일 구속됐다.
검찰은 송치 후 신씨의 주거지·구치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및 계좌·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신씨의 병원 결제내역 조작 시도,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을 발견했다.
검찰은 앞서 신씨의 주거지에서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발견했다. 20·30대가 주축이 된 조직폭력 모임에서 활동하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다수의 불법 사업을 한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극심한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에게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공소유지 및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