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속에도 꺾이지 않는 사교육 열기에 학부모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증가한 사교육비에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본보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 내 기준 초·중·고생 학원비를 포함한 '학원 및 보습교육' 물가는 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3.0% 오른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학원 물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6% 오름세를 보이다가 2021년 -0.3%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급등했다. 일반 학원비뿐 아니라 음악학원(4.3%)·운동학원(5.2%)·전산학원(4.8%) 등의 강습비도 부쩍 올랐다. 학교보충수업은 16.6% 오르며 199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맞물려 대면 수업이 늘면서 사교육비도 급등한 셈이다.
실제 사교육비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딸에게 매월 150만원 이상의 학원비를 지출하는 김모(여·50·춘천)씨는 딸의 고교 진학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내년부터 학원비 지출 규모가 더 커져서다. 국제중에 재학중인 딸의 연간 교육비로 최소 3,5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박모(여·49·춘천)씨 역시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박씨는 "소득은 찔끔 늘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원비 지출 규모는 커져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교육지출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생애주기상 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시기는 17세로 평균 3,575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나이를 통틀어 3,500만원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액수이며, 전년(3,190만원) 대비 385만원(12.0%) 올랐다. 고등학교 시기에 공공교육소비로 1,151만원, 민간교육소비로 876만만원을 지출하는 등 교육소비의 영향이 컸다.
임재영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사교육비 지출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가 수도권 등 소위 명문대 진출을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 것 같다"며 "수업 전문성이 뛰어난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와 학생들의 기초 학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교육 등을 통해 공교육의 역량을 더 키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은 청년층 이후 61세부터 소비가 노동소득을 초과하는 '적자 인생'에 진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61세 인구의 노동소득은 2,040만원, 소비는 2,187만원으로 147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적자는 0세부터 26세까지 지속되며, 이후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27세부터 61세까지는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았다.
61세부터는 나이가 들수록 적자 규모가 커져 65세의 적자는 908만원(노동소득 1,226만원, 소비 2,134만원), 75세는 1,752만원(노동소득 292만원, 소비 2,045만원)으로 적자가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