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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라지는 은행 점포, 고객 불편은 안중에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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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주요 예금은행 유인 점포들이 사라지면서 모바일 뱅킹 등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본보가 은행연합회의 ‘은행별 유인점포영업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6월 말 기준 도내에서 예금은행이 운영하는 유인 점포는 133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11년 전 2012년(147개)보다 14개(9.5%) 줄었다. 도내 예금은행 점포 수는 계속 축소되고 있다. 2012년 147개이던 것이 2019년 140개로 줄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2021년 137개, 2022년 134개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점포 1곳이 더 문을 닫으며 133개가 됐다. 횡성, 평창, 화천, 양구, 고성 등 5개 군지역은 예금은행 중 NH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유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고지서 납부나 수급비 수령 등 간단한 업무를 보려고 해도 최소 1시간씩 대기해야 한다.

금융점포가 문을 닫으면서 일선 시·군의 금융복지 사각지대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강원도 금융포용지수는 0.246으로 전국 평균 0.316보다 낮았고 전국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9곳 중 네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출 규모 확대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돈으로 호시절을 보내는 은행권을 향한 ‘돈 잔치’, ‘이자장사’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작 고객 불편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은행 이용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는데 은행권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역설적이다.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에 앞서 고객 중심의 점포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인 책임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지점 폐쇄 뒤 금융 소외의 그늘로 내몰린 고객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고객제일주의 실천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은행점포망 감축과 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와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의 생존전략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명확한 전제 조건이 뒤따른다. 고령층 등 취약계층이나 농어촌 등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금융 소외 현상을 막을 후속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점포를 폐쇄할 경우 은행권이 직접 나서서 그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 불편 해소는 금융권이 지역사회를 위해 지향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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