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감시 피해 만든 다큐로 이란 정부 억압을 알리다

외계+인 2부 춘천 봄내스튜디오서 다양한 촬영

이번 주 극장에서는 기존 영화의 틀을 깨는 영화들을 만나본다. 셀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란 정부의 억압을 고발하는 ‘노 베어스’와 유화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넓힐 ‘립세의 사계’가 관객들을 만난다. 극장가 문제작에서 화제작으로 반등을 꾀하는 ‘외계+인 2부’도 공개된다.

■노 베어스=권력의 감시를 피해 시골로 간 영화감독과 미신·전통으로 억압받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이란 영화가 찾아온다. 영화는 이란 영화계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셀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출국 금지로 촬영 현장에 갈 수 없는 감독이 국경 마을에 머물며 원격으로 촬영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탯줄을 자를 때 정혼자가 결정되는 마을에서 태어난 연인은 맺어진 짝을 두고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핍박에 시달린다. 전통이라는 허울 아래 인간 본연의 욕구를 거세하고 삶을 억압하는 모습은 단지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실제로 반정부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출국·언론 인터뷰 금지는 물론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연인과 터키에서 프랑스로 탈출하려는 이란 여성 ‘자라’를 연기한 배우 미나 카바니 역시 누드 신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은 스크린과 현실 그 사이에 서 있다. 12세 관람가. 107분.

■립세의 사계=2017년 영화 ‘러빙 빈센트’로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을 알린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먼 감독의 신작 ‘립세의 사계’가 관객들을 만난다. 1,800년대 말 폴란드의 평화로운 작은 마을 립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폴란드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의 소설 ‘농민’을 원작으로 한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야그나’는 어머니의 강요로 마을 최고 부유한 농민 ‘보리나’와 결혼하지만 결혼 후에도 여전히 자유를 갈망한다. 사실 그녀는 보리나의 아들 ‘안테크’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사랑하는 여인과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와 다투는 안테크. 여기에 땅을 지키기 위해 지주와의 싸움을 시작한 마을 사람들까지 합세해 립세는 욕망으로 점차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촬영본을 유화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은 100명 이상의 페인팅 아티스트가 참여, 총 25만 시간 동안 제작됐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영화를 만나본다. 15세 관람가. 115분.

■외계+인 2부=외계인이라는 판타지적 소재와 개성 넘치는 전개로 2022년 극장가의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등극한 외계+인의 두 번째 이야기가 돌아왔다. 앞선 영화가 2022년 한국과 14세기 고려 사이의 시공간적 배경을 설명했다면,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에 집중, 히어로물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한다. 신검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는 대중성과 오락성을 겸비해 더 많은 관객의 호응을 얻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춘천에 대규모 세트장을 짓고 촬영하면서 개봉 전부터 강원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 영화는 강원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스카우팅 및 인센티브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작품은 도심 속 전투신, 공사장에서 가드와 외계로봇의 액션 장면 등 다양한 장면의 촬영을 춘천 봄내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외계물질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1부에 뿌렸던 궁금증을 회수하고 인물들의 서사를 하나의 접점으로 모을 회심의 한 방이 공개된다. 12세 관람가.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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