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년새 어린이집 70개 문닫아…우리 아이 어디에 맡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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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수 충족못한 민간·가정어린이집 폐원 주도
지원 정책 속도가 저출산 속도 못 따라가
2025년 유보통합 앞두고 기대 우려 교차

저출생 여파로 강원지역 영유아인구가 급감하면서 어린이집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이 갑자기 문을 닫으며 새로운 어린이집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11일 강원특별자치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말 도내 전체 어린이집 수는 835개로 연초 905개에서 70곳이 줄었다. 문을 닫은 곳 중 상당수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집근처 가정 및 민간 어린이집이었다.

실제 지난해 폐원한 70곳 중 가정어린이집(33곳)과 민간어린이집(23곳)이 56개소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이들 어린이집은 최저 원아 수를 채우지 못해 정부와 지자체 등의 지원이 줄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2013년 1,265곳에 달했던 도내 어린이집은 10년 만에 430개가 줄었다.

반면 어린이집 폐원이 속출하면서 아이를 낳아도 맡길 곳이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신생아가 적은 농촌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소멸이 곧 지역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홍천의 한 학부모는 “현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아 수가 점점 줄고 있는데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다른 어린이집이 없다”며 “지금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이사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정부가 지원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최소 충족인원 한도를 더 낮추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내 농촌지역 A법인어린이집 원감은 “정원은 79명이지만 실제 원아는 12명 안팎까지 줄었다”며 “우리 어린이집의 경우 원아 11명 이하면 지원이 끊기는데 내년에는 아이들이 더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원아 수 5명인 B어린이집은 원장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교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예정 원아 수가 4명으로 줄어 폐원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용래 도의회 교육위원은 “도내 어린이집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것을 잘 알고 있다. 교육위원회도 다양햔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내년 ‘유보통합’이 이뤄지면 도교육청과 협의해 더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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