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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 평창~정선 KTX 신설 새 시대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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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 강원자치도의회 경제산업위원장

1960~1980년대까지 정선을 비롯한 강원 남부지역은 대한민국 전역에 에너지원을 공급해 오던 국내 석탄산업의 중심지이자 국가 경제 발전의 심장부였다. 석탄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철도수송산업 역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석탄 수요가 석유로 대체되면서 석탄산업은 사양화되고 지역경제는 장기 침체에 놓이게 됐다. 정선군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사업을 시작하며 한때 철도관광의 메카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곳곳에 레일바이크 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상실했다.

정선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와 함께 고원 리조트가 개발돼 사실상 국민휴양지로 이용되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여행객이 정선을 방문하려면 차량이나 철도로 서울에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태백선 철도 노선에 준고속열차 ITX마음이 운행되면서 전보다 접근성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결국 훌륭한 관광지를 조성하고도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아 교통 오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강원 남부지역이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접근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강원자치도는 민선 8기에 들어서며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시대’를 도정목표로 선언했고 강원권 순환철도망 구축을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강릉선 KTX와 정선선 노선을 연결하는 평창~정선 KTX가 신설된다면 낙후된 정선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울역과 태백역을 잇는 최단 거리 철도 노선으로 지역 주민의 이동 편의성을 확보하고 인접 시·군과의 거리 역시 가까워질 것이다. 기존 열차와 비교해 소요 시간이 약 1시간이 단축돼 110분 내로 서울역과 태백역을 연결할 수 있으며, 사업기간 단축은 물론 사업비 절감도 가능하기에 강원 남부지역 KTX 열차 운행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강원랜드와 하이원리조트가 위치한 정선 남부로의 관광객 집중 현상을 해결, 군 전체와 인근 지역으로의 관광객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물론 태백선과 정선선 철도 노선을 KTX 노선으로 개선할 경우 수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폐선을 검토했을 정도로 철도 이용수요가 없는 노선이었기 때문에 사업 현실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SOC사업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경제적 타당성 검토가 중요하지만, 평창~정선 KTX 철도는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강원 남부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불편을 감수한 채 지역의 경제 침체와 인구소멸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2026년부터 적용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평창~정선 KTX 철도연결망 구축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역량을 집중시키고 본 사업의 필요성을 제시해야 한다.

강원 남부지역은 과거 석탄산업과 철도교통의 중심지였기에 산업 유산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며, 그중 정선군은 세계문화유산 아리랑의 고장이자 최고의 웰니스 관광지로서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평창~정선 KTX 철도연결망 구축을 통해 강원 남부가 활기를 되찾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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