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휴진 안 한 대학병원 덕에 의료대란 없는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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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시작된 의사들의 파업이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전국적인 휴진을 예고했다. 동시에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 휴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4월30일과 지난 3일, 각 의대 및 병원별로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바 있다. 아직도 전공의 10명 중 9명 이상이 현장을 떠나 복귀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집단 휴진에 동네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의 동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료 현장이 ‘대란’으로 번지고 있지 않은 것은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강원지역 대학병원에서도 별다른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되고 있다. 의사들의 ‘사직’ 논의로 곳곳에서 휴진과 관련된 소문이 나돌았으나 강원지역 4개 대학병원 모두 휴진 없이 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릉아산병원의 경우 전임의 88명이 소속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가 지난달 ‘주 1회 전면 휴진’을 결의했으나 3일 대부분 진료과에서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져 의료대란의 고비를 넘겼다. 비대위 소속 교수들이 이날부터 자율적으로 휴진에 들어갔지만 강릉아산병원 교수들은 대부분 정상 진료에 임했다. 지난달 29일 휴진한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지며 혼란을 빚었던 강원대병원도 휴진 없이 정상적인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도내 교수들은 환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보며 환자들의 안전과 혼란 방지를 위해 일괄적인 휴진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환자에 대한 사명감과 인류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환자를 외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의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대 교수들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자리를 비웠던 전공의와 교수들이 돌아올 때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한 것은 집단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당초 2,000명 증원 방침을 고수하던 정부도 대학이 일부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한발 물러섰다. 이제는 의사단체가 양보할 차례다. 많은 국민이 의사 증원을 원하고 있다. 무조건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환자 곁을 지키면서 대화 테이블에 앉아 타협점을 모색하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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