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동우대 토지·건물 매각, ‘먹튀’ 논란 나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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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폐교한 동우대학이 최근 속초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학교법인 경동대가 속초시 노학동 법인 소유의 옛 동우대학 토지와 건물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우대학은 속초시민의 대학 유치 염원에 힘입어 1980년 설립됐다. 7개 학과 모집정원 1,150명을 인가받아 1981년 3월 속초시민의 환영 속에 개교했다. 2013년 폐교될 때까지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폐교 전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던 학교법인 경동대가 투자처를 수도권과 가까운 원주와 경기도 양주로 바꾸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경동대는 2009년 간호학과 치위생과 등 인기학과를 비롯해 10개 학과 신입생을 2013년 개교한 원주 메디컬캠퍼스에서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속초시민들은 인기학과 이전을 학교 이전으로 받아들여 동우대학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 서명운동과 집회 등을 개최하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동대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고, 동우대는 2013년 경동대와 통합·폐교 되며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속초시민은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시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안긴 동우대가 사라진 뒤 11년 만에 느닺없이 학교 부지와 건물 매각 소식이 전해졌다. 속초지역사회는 또다시 들끓고 있다. 사학재단이 필요에 의해 자신의 부동산을 매각하는데 왜 민감하게 반응하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꼼꼼이 들여다보면 속초시민들이 왜 격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대학설립 당시 속초시민의 대학 유치 염원에 힘입어 시유지를 헐값에 매입해 조성한 교육용 재산을 교육부가 수익용 재산으로 처분하도록 허가해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동대가 옛 동우대학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 입찰에 부친 부동산은 토지의 경우 학교용지 20만5,977㎡, 노학온천지구 지정부지 9만6,413㎡ 등 65필지에 30만2,390㎡, 예정가격은 781억8,300만여원이다. 건물은 교사시설 14개 동 4만8,574㎡, 예정가격은 73억4,300만원이다. 토지와 건물 전체 매각 예정가는 총 855억2,600만여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속초시가 대학유치를 위해 18만1,500여㎡의 시유지를 1억3,000만여원에 넘긴 학교부지가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대학 폐교로 용도가 폐기된 시유지를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역사회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만 바라보고 원룸을 지은 주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고, 상권 공동화 등 지역사회는 큰 피해를 입었는데 반해 대학은 수백억원의 수익을 챙기고 ‘먹튀’하겠다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볼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동우대 매각 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속초문화원, 민주평통 속초시협의회, 속초상공회의소, 속초시번영회, 속초시여성단체협의회, 속초시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속초시통장연합회, 속초시새마을회, 속초청년회의소 등 30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옛 동우대 정문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등 강력한 반대투쟁에 나섰다.

경동대는 유휴재산을 매각해 수익을 학교에 재투자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의 재산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속초시민의 희생과 환영 속에 대학이 탄생했다. 떠날 때에도 환송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매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속초시민과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이는 속초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지침을 손 봐야한다. 사립 지방대가 어떻게 설립됐고, 학교의 재산형성에 지역사회가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는지 면밀하게 살펴 수익용 재산으로 용도변경 허가 전에 조건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학교용지 매각에 따른 ‘먹튀’ 논란이 더이상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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