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하락과 인구유출이 지속되면서 강원지역에서 운영되던 어린이집, 유치원의 폐원이 속출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어린이집은 265곳, 유치원도 20곳이나 문을 닫았다.
이같은 영·유아 인프라의 감소는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고착화 시켜 지역소멸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강원특별자치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어린이집은 2018년 1,086개에서 올해 4월 기준 821개로 24.4%(265곳) 감소했다. 교육당국이 운영비를 전액 또는 일부 보전해주는 유치원 수도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내 국·공사립 유치원 수는 2018년 373개에서 올해 353개로 5.36%(20개) 줄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사라지는 이유는 원아 감소 때문이다. 도내 어린이집·유치원 원아 수는 2018년 5만5,898명에서 올해 3만8,717명으로 1만7,181명(30.7%)이나 급감했다. 원아 수가 줄었음에도 폐업하지 못하고 운영을 유지하는 보육시설도 많다.
송명희 춘천 사북면 신포어린이집 원장은 “2019년 14명이던 원아가 지금은 6명에 불과해 적자운영 중”이라며 “시골에서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1923년 7월 개원한 국내 최초의 불교 유치원 '강릉 금천유치원'이 설립 100년만에 문을 닫았다. 금천유치원의 김지미 전 원장은 “원생수는 수년사이 3분의1로 줄고 운영비용은 크게 늘어 폐원이 불가피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유치원이 운영난으로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인구가 부족한 지역은 어린이집, 유치원 소멸 가능성이 크고, 영·유아 인프라가 감소하면 해당 지역의 인구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사라지면 젊은 부모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며 “보육인프라 소멸은 지역소멸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유아 보육기관 감소폭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도내 출생아 수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8년 강원지역 어린이집·유치원 수는 올해 대비 30.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출생아 수 감소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월 도내 출생아수는 571명으로, 월 출생아수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강원자치도 관계자는 “민간어린이집 중심으로 운영난이 심화되고 있어 올해부터 도 자체적으로 어린이집에 시설운영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 다양한 신규 지원사업으로 보육 최전선을 지키는 어린이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