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간장, 초콜릿, 음료수 등 가공식품을 비롯한 생필품 가격이 6월부터 오른다. 그 상승 폭이 최대 25%에 달하는 등 원재료비 상승 폭을 훌쩍 뛰어넘어 서민들의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보가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활용해 대형마트, 전통시장, 편의점 등 도내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생활필수품 259개 품목의 5월 평균 가격을 분석한 결과, 47.5%에 해당하는 123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상승률은 11.2% 수준이다. 가격이 오른 123개 품목 중 45개는 10% 이상 뛰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세탁용 세제 제품인 ‘퍼실 파워젤 액체 드럼용·일반용(2.7ℓ)’의 경우 5월 기준 평균 가격이 지난해 1만6,332원에서 올해 2만6,900원으로 64.7% 치솟아 전 품목 중 오름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생필품과 식료품을 중심으로 줄줄이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요 식품·공산품 제조기업들이 6월부터 제품 판매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롯데웰푸드는 ABC초콜릿, 가나마일드를 비롯한 주요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6.7~16.7% 올린다.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샘표 양조간장 30종 가격은 다음 달 중순 평균 9.0% 인상을 앞두고 있다. 동원 참기름김(4g 16봉)은 5,990원에서 6,490원으로, 대천김 구이김밥용김(22g 3봉)은 7,990원에서 9,990원으로 각각 8%, 25% 오를 예정이다. 공산품들도 속속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질레트 마하3면도기 가격이 10.7%, 센서3 일회용 면도기 가격이 12.5% 인상된다. 듀라셀 건전지 17종 가격 역시 9~9.3% 상향 조정된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보다 먹거리 가격이 더 폭등하는 현상이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국제 곡물 가격이 2년 새 25% 내리는 등 원재료비는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재료비 외에 인건비, 물류비 등도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올 1분기 주요 식품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며 간격이 좁혀지고 있긴 하지만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전문가들의 진짜 위기라는 경고를 정부가 모를 리는 없다. 급선무는 물가 대책을 제대로 세워서 국민들 민생고부터 해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