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자이자 시조시인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설악당 무산(속명:조오현·1932~2018) 대종사의 예술혼과 상생·화합 정신을 계승·선양하기 위해 제정된 ‘무산문화대상’ 제1회 시상식이 지난달 31일 그랜드 하얏트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설악·만해대상실천선양회가 주최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로 선정된 문태준 시인(문학부문)을 비롯해 박찬욱 영화감독(예술부문), 예수의소화 수녀회(사회문화 부문)에게 상패와 상금 1억원이 각각 전달됐다. 시상식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봉사·헌신해 온 무산스님 등 문화예술인을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오현스님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 상영, 권영민 이사장 인사말, 신달자 심사위원장 심사경과 보고, 시상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권영민 이사장은 “오현스님은 종교와 인종 국경의 벽을 허물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상생과 통합이 어렵다는 가르침을 늘상 주셨고 이같은 사상으로 ‘살아있는 선(禪) 시인’으로 세계 문단에 알려졌던 큰 어른”이라며 “스님의 상생·화합·사랑·봉사의 정신 널리 기리기 위한 첫 번째 결실이 무산문화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춘천불교방송 근무 당시 인연에 대해 소개한 문태준 시인은 “시를 짓고 산 지가 올해로 30년이 되는데 앞으로도 다른 데 눈을 두지 말고 시를 열심히 쓰며 살라는 격려와 당부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박찬욱 영화감독은 “항상 관객에게 도덕적인 질문을 던지려는 의도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런 점을 알아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하게 이 상을 받겠다”고 밝혔고, 예수의소화 수녀회 문성월 원장은 “종교를 떠나 울타리 없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상생과 화합의 마음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상자들에게 전달된 상패는 ‘오현스님과 스님의 부도탑’을 형상화 한 것으로 정호승 시인이 친필로 수상자의 공적을, 김남조 시인이 오현스님의 시 ‘마음 하나’을 친필로 새겨 넣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