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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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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종에 비해 높은 위판가를 자랑하는 문어는 동해안 어민들에게 효자 어종이다. 동해안에서는 대문어가 인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어족 자원이 줄어들면서 속초와 고성 등 영동 북부지역 어민들 간에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발단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항 낚시어선들이 낚시객들을 태우고 대문어 서식지인 거진과 대진 지역으로 원정 영업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문어잡이를 주업으로 하는 연승어업인들은 해상시위를 하며 저지에 나섰고 공현진 낚시어선들이 거진과 대진에서 낚시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를 하면서 갈등이 해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22년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강원도의회에서 낚시어선의 문어낚시 금지 조례 제정을 추진했지만 낚시어선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최근에는 속초에서 같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연승어업인들은 낚시어선의 문어낚시를 금지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속초시의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속초해역에서 낚시어선의 문어잡이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에 나서 입법예고까지 마쳤다. 2022년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이 개정되면서 시·군·자치구 조례로 특정 어종의 낚시 제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낚시어선 어업인과 연승어업인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낚시어선 어업인들은 어족 자원 고갈의 책임을 낚시인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조례안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낚시인을 탓하기보다 문어 금어기를 정하는 등 자원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연승어업인들은 매년 어획량이 감소해 척당 평균 하루 5㎏도 잡기 힘든 상황이지만 매주 자율휴무일 지정 및 대문어 방류사업 등 자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함께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며 조례 제정을 환영하고 있다. 연승어선과 낚시어선은 조업 방식만 다를 뿐 모두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하는 어업인의 생계수단이다. 문어를 놓고 일어나는 어업인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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