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사람의 길”

손종진 강원일보 감사 ‘몽아학당의 아이들’을 상재

◇손종진 作 ‘몽아학당의 아이들’

어른의 가르침이 부족한 시대, 할아버지와 손주들의 다정한 대화가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손종진 강원일보 감사(몽아학당 교장)가 ‘몽아학당의 아이들’을 상재했다.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사람의 길을 가르치고 있는 손종진 교장. 그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손주들과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었다. 코로나19로 소통이 단절된 시기, 할아버지와 손주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대화의 장을 이어갔다. 할아버지의 호 몽아(夢兒)를 따라 붙여진 학당에서 손 교장의 손주 이태훈‧이태준‧박수현‧박주현 군은 세대와 주제를 넘나드는 담화를 이어갔다.

할아버지와 함께한 사계절 동안 손자들은 자연에서, 동서양의 역사와 고전에서 삶의 태도를 배웠다. 비를 머금고 푸르름을 더한 산과 들, 화단을 붉게 물들인 작약의 꽃망울은 그 자체로 삶의 교재가 됐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저마다 때가 있다’는 자연의 교훈은 조바심에 짓눌린 청춘들에게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보낸다. 신분에 따른 차별이 고착화된 시대, 살뜰히 여종의 안위를 챙긴 퇴계 이황의 모습은 공감과 배려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격의 없이 오가는 질문과 답변 속 손자들을 때로는 어른보다 더 깊은 통찰을 내놓았다. 추수를 마친 텅 빈 들판에서 어른들이 비움과 죽음을 떠올릴 때, 아이들은 미래를 그렸다. 다음해 다시 들판을 물들일 벼 이삭처럼 푸른 희망을 봤다. 손주들은 어느덧 바다를 넘지 못하는 강물을 보며 유한한 삶에 대한 감사를 강조한 할아버지를 닮아갔다. 좌절의 시대 속 희망을 이야기하는 조손의 대화는 가족을 넘어 시대에 울림을 전한다.

책의 마지막을 채운 손주들의 얼굴. 할아버지의 지혜와 사랑을 양분 삼아 자란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손종진 몽아학당 교장은 “그때 그 아이들이 이렇게 훌쩍 자라났다. 유년의 기억이 평생의 삶의 방향을 좌우할 것 같다”며 “사람의 길을 걸어가는 데 아낌없는 지지와 찬사를 보낸다”고 전했다. 도서출판 이음 刊. 219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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