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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전공의·의협 '범의료계 특위' 구성…27일 무기한 전면 휴진 여부 22일 회의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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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전공의·시도의사회 대표 3인 공동위원장…임현택 의협 회장은 빠져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연석회의 결과, 공정위 조사,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출범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전국 병의원이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의협은 20일 "의대교수와 전공의 대표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범의료계 조직을 구성하기로 하고 오는 27일 무기한 전면 휴진 돌입 여부를 22일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의료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낼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범대위 구성을 계기로 의정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협 산하에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위원장으로는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 전공의 대표,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맡는다. 전공의 대표로는 누가 참여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특위는 정부와의 협상이나 투쟁 과정에서 범의료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올특위가 의협 산하에 있지만, 모든 결정권을 위임한다"고 말했다.

위원으로는 의협 2명, 의대교수와 전공의 각 3명, 시도의사회 2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1명이 참여하는데, 임현택 의협 회장은 공동위원장이나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의협은 "임 회장이 여전히 협회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의협이 잘 서포트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회장이 올특위의 위원장이나 위원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18일 집회에서 의료계 다른 단체들과 상의 없이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뒤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깜짝' 휴진 발표와 관련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이 전날 회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며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하는 등 내홍이 일었다.

의협은 '27일 무기한 휴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교수, 전공의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서 올특위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27일이 될지는 22일 회의에서 결정하겠지만, 27일 전면휴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러 직역이 모인 범대위는 향후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의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범대위 출범과 함께 대형병원들의 휴진 움직임은 계속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의대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추가 휴진에 대해 논의한다.

전의교협도 이날 저녁 7시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의협이 추진하는 무기한 휴진에 참여할지를 논의한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곧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포함한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배포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부가 의협의 집단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벌어진 지난 18일 개원의 절반 이상이 휴진한 시군 4곳의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개원의 휴진율이 30%가 넘은 시군구는 전북 무주군(90.91%), 충북 영동군(79.17%), 충북 보은군(64.29%), 충남 홍성군(54.0%) 등 네 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네 곳 모두 정부가 기준선으로 제시한 휴진율 30%는 물론 50%마저 넘겼다.

전북 무주에서는 전체 의원 11곳 중 10곳이 휴진해 지난 18일 한 곳만 정상 진료했다. 충북 영동에서는 24곳 중 19곳, 충북 보은에서는 14곳 중 9곳, 충남 홍성에서는 50곳 중 27곳이 각각 휴진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들 지역에서는 시군구 단위로 채증 작업을 완료했고, 후속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정당한 휴진 사유가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이후 지자체 단위로 행정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협의 전면휴진 당일인 지난 18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 개원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 바 있다.

지난 18일 당일 전국 의료기관의 휴진율은 14.9%다.

휴진율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져 전남은 6.4%에 불과했으나, 대전은 22.9%에 달했다.

대전 다음으로는 세종 19.0%, 강원 18.8%, 경기 17.3%, 서울 16.6%, 전북 15.2%, 인천 14.5% 순으로 휴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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