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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영장심사…오후 구속영장 발부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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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이후 첫 공개석상…중대장 ‘침묵’·부중대장 “죄송”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중대장(대위)이 2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4.6.21

속보=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중대장(대위)과 B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다.

춘천지법 신동일 영장전담 판사는 21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A중대장과 B중대장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중대장은 침묵했고, 뒤따라 법원으로 들어간 부중대장은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이들은 오전 10시40분께 사복 차림을 한 채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으로 경찰 수십명과 함께 나타났다.

법원은 범죄 혐의 소명,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살펴 이날 오후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들은 지난 5월23일 인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인 일명 얼차려를 실시하면서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박모 훈련병에게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은 과실로 박 훈련병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강원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지난 13일 첫 피의자 조사 후 18일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춘천지검은 구속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 이튿날인 19일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소환조사 당시 기본적인 사실관계 내용을 바탕으로 A중대장과 B부중대장의 군기훈련 규정 위반혐의와 병원 이송, 진료, 전원 과정 등을 파악했다. 피의자들은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훈련병들의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5시20분께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인 박 훈련병이 쓰러졌고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숨졌다. 육군은 완전군장 상태에서 달리기나 팔굽혀펴기를 시킬 수 없다는 취지의 관련 규정을 어긴 정황을 확인하고 강원경찰청에 사건을 수사 이첩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를 받는 부중대장(중위)이 2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4.6.21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1일 오전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군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21일 춘천지법 앞에서 군인 자녀를 둔 부모가 피의자들의 구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편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입대했던 동료들의 수료식이 열린 지난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 앞에 마련된 아들의 추모 분향소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군생활 할만할 것 같다’며 ‘걱정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군 인권센터가 전날 유가족에게 확인한 사실을 바탕으로 공개한 내용을 살펴보면 중대장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전후해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 인권센터는 "사죄 연락 한번 없던 중대장이 수사가 본격화하자 이제야 사죄 운운하며 만나자고 요구하는 것은 '부모님에게 사죄했다'고 주장하며 구속 위기를 피하려는 속셈으로 의심된다"며 "유가족들은 중대장이 반복적으로 진정성 없는 사죄 문자를 보내는 데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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