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아내’, ‘엄마’를 벗어던지다…오직 ‘이완숙’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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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느린시간, ‘그녀들, 작업+실’ 주제로 릴레이 기획 전시 진행
두 번째 주자, 이완숙 조각가

◇이완숙 作 그녀, 날다

춘천 갤러리 느린시간은 춘천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여성예술인의 작업과 삶을 담기 위해 ‘그녀들, 작업+실’을 주제로 한 릴레이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주자로 무궁무진한 여성의 세계를 표현하는 이완숙 조각가가 나섰다. 이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결혼과 출산, 가족을 돌본 중년의 여성을 탈피하고 ‘이완숙’만의 조각세계를 선보인다.

내년이면 60세를 맞는 이 작가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성 조각가의 길을 걸어왔다. 조각을 작업하는 일은 거칠고 힘쓰는 일이 다반사인 탓에 사실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만의 작업을 해오며,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부스전 13회, 단체전 500여 회에 이르는 중견 작가가 됐다. 더욱 넉넉하면서도 풍만한 여성의 형상을 한 그의 조각물은 존재만으로도 이완숙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완숙 作 보드 타는 여인

그는 중년 여성의 잃어버린 꿈과 욕망을 찾게 하는 창구가 되기도 했다. 이 작가의 작업물 속 여인은 핸드백과 꽃, 우산을 손이나 가슴에 안고 있기도 하고, 구름 위에서 망원경으로 먼 세상을 살피기도 한다. 게다가 새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기도 한다. 이를 통해 여인은 억압돼 있던 시대상과 ‘아내’, ‘엄마’라는 수식어까지 벗어던진다. 그리고 잊고 있던 소녀의 감성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의 작품 ‘수줍은 여인’과 ‘노래하는 여인’은 여리고 순수한 소녀나 여성적 이미지를 통해 따뜻한 가정과 집이 주는 안락함, 행복한 날의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서구적인 팔등신을 미의 기준으로 삼는 사회에 반하며, 5등신에서 6등신으로 보일 만큼 작고 통통한 몸으로 여인을 작업하고 있다. 모두가 편히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몸을 내세우며 이 작가는 자소상 같은 여인들로부터 자신의 본질을 찾고, 새로운 세계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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