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으로 등단한 김양수 시조시인(강원시조시인협회장)이 20년 만에 시조집 ‘그리움의 강’을 상재했다.
이번 시조집은 전국 최초로 강원시조시인협회에서 시도하고 있는 디카시조 형식의 작품 ‘탈출 외 52편’이 수록된 1부를 비롯해 2부 단시조, 3부 연시조, 4부 동시조로 구성 돼 있다. 디카시조는 직접 주변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3~4줄로 구성된 짧은 시조를 뜻한다. 김 시인은 춘천 퇴계천을 비롯해 남춘천역 인근, 집에서 내려다 본 설경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을 뿐만 아니라 충북, 정선, 강릉 등을 다니며 찰나의 순간을 찍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그의 단시조 ‘소낙비’는 투명한 유리창에 바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고는 요란스럽게 마음의 문을 두들긴 님을 떠올린다. 또 다른 그의 단시조 ‘꽃을 보니’에서 김 시인은 꽃봉우리를 정열로 가득 타오르는 눈빛으로 인식한다. 흐르는 비도, 피어난 꽃도 김 시인에겐 모두 시(詩)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표제작이기도 한 ‘그리움의 강’역시 그리움의 깊이로 형성된 넓은 강을 바라보고 선 화자가 절절히 사랑의 시를 읊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출렁이는 물의 표면 위로 한 편의 시가 부서져 내린다. 이처럼 김 시인을 통해 사랑이란 그리움이란 강을 만들고, 시를 읊게 만들고, 결국은 부서지게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김양수 시인은 “시처럼 따신 햇살에 가슴이 뛰었고, 한때는 동화작가가 꿈 꾸는 세상을 원했다”며 “하지만 시조는 제게 있어 한 편의 아름다운 꿈이다. 강원시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펜을 놓는다”고 말했다. 잉걸불 刊. 156쪽.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