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음악제(당시 대관령국제음악제)는 2004년 ‘자연의 영감’을 주제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다수의 클래식 음악제가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했지만,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묵묵히 정통 클래식의 가치를 지켰다.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축제가 아닌 ‘깊이 있는 축제’를 꿈꾼 20년. 어느덧 성년을 넘어선 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로 뿌리를 내렸다.
대한민국 클래식 축제를 선도한 평창대관령음악제. 지난 20년간 대관령을 찾은 2,393 명의 연주자의 선율을 따라 문화예술의 불모지로 불리던 강원은 클래식 명소로 재탄생했다.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유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매년 꾸준히 대관령을 찾았으며, 누적 관람객 수는 62만여 명을 기록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임지영 등 대관령아카데미를 거쳐간 걸출한 연주자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도 축제의 기쁨이었다.
지나온 2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20년을 꿈꾸는 2024년. 축제는 20회의 메인콘서트와 7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9회의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로 예술적 공감을 전한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 를 비롯해 오직 대관령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들로 축제의 가치를 이어간다.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위촉한 촉망받는 작곡가 김신의 신작이 세계 초연된다. 음악제와 피에르 불레즈, 힌즈가블 페스티벌, 오라셀렌이 공동 위촉한 벤트 쇠렌센의 ‘가면무도회’도 아시아 초연으로 연주된다.
양성원 감독은 “외적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평창대관령음악제 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뿌리를 더 깊게 내리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10년, 20년 후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예술성을 가진 축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