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납북귀환어부가 겪은 폭력과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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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어부’들이 경험한 국가폭력의 실체를 담은 ‘납북귀환어부가 겪은 폭력과 그 후’ 가 출간됐다.

강원민주재단과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가 공동으로 펴낸 이 책에는 김아람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장 등이 조업 중 북한에 납치, 억류된 이후 다시 돌아온 납북귀환어부 7명을 직접 만나 기록한 생생한 이야기들이 500여쪽에 걸쳐 기록돼 있다.1971년에 오징어를 잡다 납북된 김춘삼씨. 그는 1년여 만의 귀환이후 자신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서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꼈다고 한다.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북으로 부터 특수지령을 받은 것 아니냐는 추궁을 받아야 했고 매질도 이어졌다. 북에서 병원치료를 받은 것이 전부인 그를 기다린 것은 ‘구속’이었다. 그때 김춘삼씨의 나이는 열 여섯이었다. 석방 이후에도 감시는 계속됐다.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하다 속초에 자리잡은 함경도 출신인 김상호씨는 속초의 한 여인숙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받았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송수씨는 20여년간 사찰이 어어졌고 연좌제가 적용돼 8촌 친척까지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처럼 책에는 평범한 어부였던 이들에게 느닷없이 간첩 혐의가 덧씌워진 후, 온갖 수모와 고통을 감내하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야 했던 삶이 오롯이 담겨있다.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은 “동해안에서 조업을 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끌려갔다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분들이 겪었을 고초와 억울함이 가늠되지 않았다”며 “이들이 겪은 설움과 억울함은 동해 바다보다 더 푸르게 멍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분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인刊. 508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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