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출신 안재학 작가가 수필집 ‘소양강은 흐른다’를 상재했다.
작품은 북한강 상류,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사계절이 아름다운 고향 월곡리에서 시작된다. 산기슭 아래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향마을에서 보낸 유년기. 비록 배는 고팠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풍족했고,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꿈을 키웠다.
너무도 일찍 저버린 작은 누이의 미소와 능소화 꽃잎을 따라 먼 길 떠나신 어머니. 지난했던 세월을 지나 고향은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였지만 작품 안에서 추억 속 풍경은 다시 되살아 났다. 수영을 하며 달팽이를 잡던 소양강과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했던 우두강, 청춘과 낭만히 흐르던 강촌까지. 글마다 녹아든 옛 정취를 따라가다 보면 춘천의 역사가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산과 들이 전부였던 소년은 어른이 돼서도 자연을 떠날 수 없었다. 농학과를 졸업한 뒤 임업과 농업 분야에 몰두한 작가. 민둥산에 푸른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고, 청년은 어느덧 황혼을 바라보는 가장이 됐다. 그리고 지난 세월 만큼 빼곡히 쌓인 그의 메모. 조각조각 흩어진 기억의 파편들을 엮은 그의 첫 수필집이 탄생했다. 도서출판 태원 刊. 255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