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교대 겸임교수와 동국대 만해마을교육원 교수를 역임한 김진섭작가가 조선시대 어전회의 현장을 들여다 본 ‘어찌하오리까?’를 펴냈다. 이 책은 조선시대를 이해할 가장 중요한 자료인 조선왕조실록 중에서 왕과 대신들이 만나 서로 묻고 답하며 치열하게 논쟁했던 어전회의 현장을 마치 흥미롭게 묘사한 역사 교양서다.
저자는 정치, 경제는 물론 민생과 제도, 법률과 사회, 문화와 풍속 등 국정 전 분야를 망라한 실록 속 어전회의 기록을 통해 조선 왕조의 흥망을 통찰하고, 역사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개국 초기에 국정에 부담을 주는 천도를 강행하려던 태조와 이를 말리던 정도전 이야기(1394년), 왕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서경 문제로 끝까지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은여림과 태종 이야기(1413년) 등 왕과 대신들이 논의를 거듭하며 첨예하게 의견 대립이 있던 사례들을 모아 담았다.
그 가운데 명나라 풍수지리가를 고집하고 의존했던 선조 이야기(1594년) 등 불통의 사례는 물론 처음 관직에 나갈 때 거쳐야 했던 '면신례'라는 악질적인 신고식 이야기, 신분이 다른 남녀의 결혼이 노비 송사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통해 왕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당대의 풍습과 일반 백성의 삶도 엿볼 수 있다. 김작가는 “조선시대 임금과 대신들이 만나 국정을 논의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주제별로 나누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포함해 다양한 내용을 다뤘다”며 “모쪼록 흥미진진한 조선시대의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성사 刊. 272쪽.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