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째 2%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5.8% 상승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1.8% 상승했다. 신선과실이 37.5% 뛰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부터 강세가 이어진 배 가격은 무려 120.8% 치솟았다. 1991년 9월(162.3%) 이후 23년 10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신선채소 값은 생육 주기가 짧은 품목이 여전히 강세다. 상추는 전월 대비 77.9% 올랐으며, 시금치와 열무도 각각 65.4%, 52.5% 폭등했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인상 등으로 도내 석유류도 7.9% 올라 2022년 12월(9.2%) 이후 1년7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농산물 물가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내수 부진과 고물가 기조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제철 과일을 맛보기 어렵다면 안정된 지표가 아니다. 2021년 이후 누적 물가 상승률이 14%에 달한 데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 가격 불안정은 계속될 것이다. 이대로 올해 추석 명절 특수까지 이어져 물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단기간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은 물가 상방 요인이다. 하반기 평균 물가가 2% 중후반대로 머물려면 상승 영향을 조기에 끊어내야 할 것이다. 도내의 경우 5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이 현행 3,800원에서 4,600원으로 21.0%(800원) 올랐다. 하반기엔 전기요금 등 그동안 동결한 공공요금 인상까지 기다리고 있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다.
물가 불확실성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지금은 농수산물 가격 안정화를 통한 생활물가 관리에 집중할 때다. 더욱이 7월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에서 암살당한 뒤 ‘제5차 중동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외신들은 이란이 조만간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은 지난 3일 레바논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즉시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일촉즉발의 중동 정세는 국제 유가를 출렁이게 할 수 있다. 수입 원유의 약 70%는 중동산이기에 중동 사태가 확전으로 번질 경우 유가와 수입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한 물가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