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삶의 매 순간, 우리에겐 음악이 있었다”

단편소설 모음집 ‘음악소설집’

◇김애란·김연수·윤성희·은희경·편혜영 作 ‘음악소설집’

김유정문학상자인 소설가 김애란을 비롯, 김연수·윤성희·은희경·편혜영 작가가 단편소설 모음집 ‘음악소설집’을 펴냈다.

삶의 순간마다 녹아든 음악을 소재로 전개되는 5인 5색의 이야기. 작품은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반복되는 이별로 슬픔과 고립감 속에 빠진 주인공 은미의 삶은 오래 사귄 남자 친구와 즐겨 듣던 ‘러브 허츠(Love Hurts)’와 함께 흘러간다.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게 된 연인의 행복한 한때가 스며있는 노래. 작품은 음악과 생활이 결합될 때의 빗나감과 포개짐의 순간을 민감하게 포착한다. 더 이상 사랑하는 이도, 가족도 곁에 남지 않은 지금. 그녀는 노래를 빌려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나아갈 수 없는 현실, 단념해야 했던 마음들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자 김연수 작가의 이야기도 드뷔시의 ‘달빛’을 타고 독자들을 만난다. 애인 기진이 죽은 후 삶에 대한 의지를 상실한 주인공 은희. 숨을 쉬는 것 조차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고 은희는 우연히 보게 된 호흡법 동영상에서 기진의 흔적을 만난다. 익숙했던 이의 낯선 모습을 발견하며 새롭게 펼쳐지는 진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따라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책의 말미에는 작가들의 인터뷰도 실렸다. 출퇴근 버스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연주자의 공연장을 찾을 때. 무채색의 일상에 색을 입히는 음악에 대한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비로 작품을 완성한다. 프란츠 刊. 27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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