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폐장한 강원지역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일부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한 물놀이 사고가 속출(본보 8월23일자 5면 보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30도 안팎의 늦더위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안전요원도 철수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낮 최고기온이 27도를 보였던 지난 7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는 수십명의 피서객들이 늦더위를 식히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경포해수욕장은 지난달 18일 폐장 이후부터 안전요원이 모두 철수했다. 하지만 일부 피서객들은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겼다. 한 20대 남성은 일행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수심이 깊은 곳까지 헤엄쳐 들어가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놀이객 이모(31·경기 남양주)씨는 “폐장 해수욕장이 사람이 적어 물놀이를 하기에 더욱 안성맞춤이다 보니 매년 일부러 폐장 시기에 맞춰 동해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피서객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 문암항 인근 해상에 50대 A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해경은 A씨가 스노클링을 하던 중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리 소돌해변에서 B(24)씨가 바다에 표류된 여자친구를 구하려다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해경은 지난 2일 속초, 고성, 양양군과 함께 폐장 해수욕장 수난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회의를 실시했다.
속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수난사고 취약 해변의 안전 강화를 위해 드론순찰대를 배치하고 해경구조대가 수시 순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폐장 해수욕장은 안전관리요원이 상주하지 않고 수심이 깊은 곳이 많기 때문에 물놀이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접수된 강원지역 동해안 6개 시·군의 수난사고는 총 2,108건이다. 이중 41.8%에 이르는 845건이 폐장 해수욕장에 막바지 피서객이 몰리는 8~9월 두달간 집중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