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연휴가 무사히 끝났다. 이번 추석처럼 건강에 대해 걱정하며 연휴를 보내기는 난생처음이었다. 친가, 처가의 적지 않은 가족들 가운데 연휴 기간에 아픈 사람이 다행히도 생기지 않아 ‘응급실 뺑뺑이’ 신세는 면할 수 있었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회복중인 가형은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가족 단톡방에 “아프거나 다치면 안되니 무사히 보내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형제들은 물론 장성한 조카들까지 둘러앉은 밥상에서는 ‘의료 대란’,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 ‘채상병 특검법’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하락을 넘어 추락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정신을 못 차리고 국민들과 별개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헛발질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도 ‘여소야대’라는 좋은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뜬금없는 ‘계엄령’을 제기하는 등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불거지고 있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가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5일간의 짧지 않은 추석 연휴를 보낸 국민들은 재충전 후 다시 각자의 일터로 복귀할 것이다. 고향의 향수와 가족들의 사랑을 재확인 한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苦)시대’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정치권에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실낱같은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424만7,940원’이란 두둑한 추석 상여금을 받아든 국회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각자의 지역구에서 다양한 유권자들을 만나며 민심을 청취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이해에 따라 민심을 왜곡하지 말고, 국민들이 말한 그대로, 들은 그대로 정확하게 정리해 지도부에 전달, 민심에 기반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은 염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