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곡식은 찬 이슬에 영근다.” 한로(寒露·8일)는 찬 이슬이 내리고 날씨가 쾌청해 곡식과 과일이 잘 무르익는 절기다. 여름철의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이 짙어지고 여름 철새는 더 추워지기 전에 떠난다. 그래서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고 했다. 기온이 더 낮아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타작이 한창이다. 때때로 누렇게 살찌는 가을 미꾸라지를 푹 고아 탕으로 먹으며 건강을 챙겼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탓인지 갑자기 찾아온 가을바람이 유독 더 반갑다. 강원지역의 단풍은 24절기상 한로와 상강(霜降·23일)에 절정에 든다. 자연을 벗 삼으며 삶을 풍성하게 가꾸기에는 딱 좋은 때다. 초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는 이 시기는 문자 그대로 찬 이슬과 서리가 내리는 계절이다. 가을걷이와 함께 국화가 만발하고 단풍이 물들어 가을은 점점 깊어져 간다. ▼임시공휴일이었던 지난 1일 국군의 날이 지났다. 2일은 노인의 날, 공휴일인 3일은 개천절이었다. 하지만 5일은 세계 한인의 날, 8일은 재향군인의 날, 공휴일인 9일은 한글날이다. 징검다리 연휴는 끝났지만 이 밖에도 임산부의 날(10일), 체육의 날(15일), 문화의 날(19일), 경찰의 날(21일), 유엔의 날(24일), 독도의 날(25일), 교정의 날(28일) 등 아직도 많은 기념일이 이어지는 10월이다. 무언가를 기념하거나 상징하는 뜻깊은 날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만큼 우리 사회도 풍성한 수확과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단풍놀이는 바로 봄의 꽃놀이, 여름의 물놀이, 겨울철의 눈과 얼음놀이에 비견되는 가을철의 대표적인 놀이다. 올해 설악산 단풍의 절정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10월22일에서 23일 사이로 예보됐다. 점봉산은 13일, 광덕산은 21일, 화악산은 24일, 강원도립화목원은 30일 절정을 맞을 전망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올 한 해다. 이번 가을에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가을축제와 더불어 도내 단풍을 찾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