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오대산이 사명당(1544~1610)을 대표하는 주석처(駐錫處·스님이 입산해 며무는 곳)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풍기 강원대교수는 지난 4일 (사)조선왕조실록의궤선양회 주최로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린 ‘오대산과 사명유정’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교수는 ‘시승(詩僧)에서 선승(禪僧)으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사명당은) 오대산에서 오래 주석하는 1586년에서 1590년 사이에 시에 능한 승려에서 선승으로 변모한다”고 밝히며 사명당이 오대산에서 스승으로 모신 상주화상의 존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명당은 자신이 직접 서술한 것 처럼 상주화상을 스승으로 모시고 (오대산의)여러 암자를 돌며 공부를 했다”며 “당시 (스승이 머물던)월정사의 퇴락을 안타까워하면서 영동지역을 두루 돌면서 월정사 중수(重修)를 위한 모연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교수의 발표는 그동안 사명당이 왜 오대산에 오게됐고, 왜 특별한 인연도 없는 월정사의 중수에까지 관여하게 됐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사고 설치 장소로 오대산이 낙점을 받은 이유까지를 설명할 수 있어 앞으로 오대산과 사명당 연구에도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명당의 친필 유묵이 귀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교수의 발표 이외에도 ‘월정사와 사명유정’, ‘사명당의 행적과 일본사행길’, ‘사명 유정과 오대산 사고’ 등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