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578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1926년에 음력 9월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로 1928년 ‘한글날’로 개칭됐으며 광복 후 양력 10월9일로 확정된 뒤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은밀하게 만들었다. 양반 사대부들이 한글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한글 창제와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다. 1443년(세종 25) 12월 조의 맨 끝에 ‘이번 달에 왕이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리고 3년 뒤인 1446년(세종 28) 9월 조의 맨 끝에 ‘이번 달에 훈민정음이 완성됐다’는 기록이 있다. 훈민정음 반포일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훈민정음해례본의 원본이 발견되면서 정인지가 쓴 서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이라고 날짜가 적혀 있어 이를 토대로 훈민정음 반포일이 음력 9월 상순이라는 추정 아래 10월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된 것이다. ▼K-팝으로 시작된 한류열풍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면서 한글을 알고 말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뉴질랜드 4형제 편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알파벳으로 표기해 원리를 설명하자 바로 한글을 읽어버리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다. 그들은 한글의 원리가 너무 간단해 배우기 쉽다고 놀라워했다. 외국의 학자들도 언어로서 한글의 효율성과 과학적 구조에 대해 극찬하며 자음과 모음을 통해 외래어는 물론 새로운 말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문자체계라고 인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에서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고,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중3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는 사례가 이어졌다. 세계인들은 한글을 배우며 감탄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한글을 이해 못 해 문해력이 부족한 세상이 된 이 상황을 세종대왕은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