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한국 최초, 그리고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소설가(본보 지난 11일자 1면 보도). 그는 슬픔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고들면서, 고통과 상실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회복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시적인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쓴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한 한강은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후,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채식주의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육식을 거부하는 여성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의 폭력성과 개인의 저항을 강렬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국제적인 찬사를 받으며 한강 작가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대의 차가운 손’에서는 인체에 대한 작가 특유의 관심이 돋보인다. 여성의 신체를 석고로 본뜨는 조각가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집착,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는 우정과 예술, 슬픔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그리며 삶의 덧없음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역사의 아픔과 상처, 기억과 증언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역사적 트라우마와 집단적 기억, 개인의 상처와 회복을 그려냈다.
단편소설 ‘작별’은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당시 춘천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심사를 맡았던 오정희 소설가는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로 우리를 인도해 준다”며 호평을 했다. 그의 작품은 도내 극단에 의해 공연으로 올려지기도 했다. 2019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된 연극 ‘휴먼푸가’는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화천에서 활동하는 ‘궁리소묻다(옛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제작한 작품이었다. 이 극단은 지난달 일본 돗토리현에서 열린 ‘제17회 새의축제’에 초청받아 한강의 동화 ‘눈물상자’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