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침 온도가 8도까지 곤두박질치며 서리까지 내리는 등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국내외 기상전문가들은 금년 겨울 기상이변으로 역대급 한파가 온다고 너도나도 예고하고 있는데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900원이 없어 추위에 내몰린 사람들이 있다. 연탄사용 에너지취약계층... 바로 그들이다.
겨울은 누군가에게 가족들과 따뜻하게 보낼 풍요의 계절 그리고 낭만의 계절일 수 있지만 반대로 연탄때는 어르신들에게는 겨울은 그저 두렵기만 한 계절이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연탄을 때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혹한기에 연탄이 없어 추위에 떨고 있는 가정이 전국 7만4,000여 가구나 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놀랍게도 이들 대부분은 고지대 달동네, 산간지역 등에 거주하여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70세 이상 고령층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대부분이다.
정부가 주는 연탄 쿠폰과 수급비로 한 달을 나야 하니 방세, 수도세, 병원비, 생활비 등을 내고 나면 쌀도 연탄도 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혹독한 겨울철은 다른 계절보다 비용과 돌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연탄 한 장 900원... 껌값 절반도 안 되는 돈이지만 900원 하는 연탄 한 장이 없어 다가오지도 않은 겨울철 홀로 초라하게 계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 한숨이 깊어만 간다.
다행히 연말연시가 되면 나눔과 봉사가 이어지고 기부도 되살아나지만, 긴 겨울을 보내기에는 전국 7만4,000여 가구에 전달할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연말에 쏠린 후원과 관심이 뚝 끊기면서 따뜻한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소외계층에게 일교차가 큰 1월부터 4월까지는 ‘연탄 보릿고개’로 불린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27년 동안 연탄사용 에너지취약계층 이웃들과 나누었던 사랑의 연탄나눔활동과 동고동락한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 ‘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저자 허기복)’을 펴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절망에 빠진 이웃을 보았고 1998년부터 사회복지현장에 뛰어든 순간부터 27년간 어려운 시민과 함께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소외된 이웃들이 품고 있는 애환과 허기, 슬픔, 공허함을 온기와 희망으로 변화시킨 기적 같은 사연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버려진 우유팩을 활용하여 사랑의 우유갑 ‘에너지저금통’을 만들어 취약계층에게 연탄뿐만 아니라 난방유, 도시가스 등을 지원해 그들의 겨울나기를 좀 더 따듯하게 만들 계획이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운영이 된다. 개인 살림살이도 빠듯하고 어렵지만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후원과 사랑은 우리 연탄사용 에너지취약계층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유례없는 한파가 예고된 만큼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300만장의 연탄을 나눔할 계획이다. 주변에 연탄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기에 뜻있는 기업과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앞으로 사랑 나눔 운동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연탄불처럼 지속적으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해 본다.